“중국, 엔비디아 저사양 AI 칩 ‘H20’ 사용 자제 지침 내려”

입력 2025-08-12 16: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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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ㆍ안보 관련 용도 특히 금지 경고”
트럼프 정부, 공급 재개 결정 며칠 만에 나와
AMD의 MI308 판매에도 악영향 우려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6월 11일 프랑스 파리에서 연설을 하고 있다. 파리/로이터연합뉴스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6월 11일 프랑스 파리에서 연설을 하고 있다. 파리/로이터연합뉴스

중국 정부가 현지 기업들에게 엔비디아의 저사양 인공지능(AI) 칩인 H20 프로세서 사용을 피하라고 지침을 내렸으며, 특히 정부 관련 용도에서 사용하지 말라고 강조했다고 소식통을 인용해 블룸버그통신이 12일 보도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최근 몇 주 동안 중국 당국은 여러 국유기업과 민간기업에 저사양 반도체 사용을 자제하라는 통지를 발송했다. 무엇보다 정부나 국가 안보 관련 업무에 H20를 사용하지 말라고 강하게 경고했다는 것이다.

엔비디아 외에도 베이징의 전반적인 미국산 칩 회피 압박은 AMD의 AI 가속기 제품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단 중국 당국이 발송된 공문에 AMD의 MI308 칩이 구체적으로 언급됐는지는 불분명하다.

블룸버그는 이번 조치가 중국이 자국 반도체 역량을 육성하려는 방침의 일환이라고 분석했다. 중국 당국은 엔비디아 칩에 위치 추적이나 원격 셧다운 기능이 있을 가능성을 우려하며, 서방산 칩 대신 자국산 칩 사용을 확대하도록 기업에 요구하고 있다고 소식통들은 설명했다.

실제 중국 국가인터넷정보판공실은 지난달 31일 엔비디아 측을 소환해 백도어 안전 리스크 문제에 관해 설명하고 증명 자료를 제출하라고 요구했다. 백도어는 정부나 해커가 기기 내부에 숨겨진 기능을 통해 데이터를 탈취하거나 원격 조작할 수 있는 기능이다. 이에 엔비디아 측은 관련 의혹을 재차 부인했다.

또한 이번 조치는 엔비디아가 중국에서 잃은 수십억 달러의 매출을 회복하려는 시도를 어렵게 만들고 있으며, 동시에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이 칩 판매를 정부 수익으로 전환하려는 전례 없는 시도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블룸버그는 내다봤다.

앞서 미국 정부는 4월부터 금지했던 엔비디아의 H20 칩의 중국 수출을 최근 재개하기로 결정하는 등 대중 반도체 수출 규제의 고삐를 조금씩 풀고 있었다. 최근에는 엔비디아와 AMD는 각각 H20와 MI308의 칩을 중국에 수출하는 대가로 중국 매출의 15%를 미국 정부에 납부하기로 하는 계약을 맺은 것으로 알려졌다.

블룸버그는 또 불과 몇 달 전 해당 판매를 사실상 금지했던 미국이 왜 이를 재개했는지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고 전하기도 했다. 미국 정부 고위 관리들은 정책 전환이 중국과의 무역 합의의 일환이라고 주장했지만, 베이징은 H20 재출하가 양자 합의의 일부가 아니라고 공개적으로 밝혔다. 더군다나 중국의 최근 통지 내용은 애초에 중국이 미국의 이런 ‘양보’를 원하지 않았을 수도 있음을 시사한다.

또한 하워드 러트닉 상무장관 등 트럼프 행정부 인사들은 H20 중국 판매 재승인 조치가 미국의 중국 희토류 광물 접근 개선을 위한 거래의 일부라고 주장했는데, 이는 이전에 그러한 합의는 없다고 했던 입장과 배치된다.

이 밖에 이번 통지에는 중국 정부의 칩 국산화 전략도 배경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중국은 자국 반도체 산업 육성에 박차를 가하고 있으며, 국산 칩 사용 확대를 원한다. 중국 당국은 지난해 9월에도 H20 대신 국산 칩을 쓰라고 기업에 촉구했고, H20가 충족하지 못하는 에너지 효율 기준도 도입했다. 단, H20 자체를 전면 금지하진 않았다.

H20는 엔비디아 최고급 제품보다 연산 성능은 떨어지지만, 메모리 대역폭이 높아 AI 추론 단계(패턴 인식·결론 도출)에 적합하다. 이는 중국 칩 공급사인 화웨이가 첨단 부품 공급 부족으로 어려움을 겪는 상황에서 알리바바·텐센트 등 중국 기업에 매력적인 옵션이었다. 미 정부의 한 추산에 따르면 H20 접근이 차단되면 중국 기업이 첨단 AI 모델 추론을 수행하는 비용이 3~6배 증가한다.

미국 싱크탱크 랜드연구소의 레나르트 하임 연구원은 “중국은 규제 불확실성을 활용해 화웨이 칩 공급을 흡수할 만큼 충분한 내수 시장을 만들면서도, 실제 수요 충족을 위해 H20 구매는 일부 허용하는 것 같다”며 “이는 중국의 국산 대안이 여전히 미흡함을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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