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베트남 비즈니스 포럼’서 대규모 MOU 체결…동남아 시장 공략 속도

LG·KT·LS·HD현대 등 국내 주요 대기업이 베트남과 인공지능(AI), 에너지, 스마트 인프라, 조선업 분야에서 협력을 강화한다.
12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열린 ‘한-베트남 비즈니스 포럼’에서 양국 정부·기관·기업 5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52건의 양해각서(MOU)가 체결됐다. 산업·에너지·철도·관광 등 전방위 분야가 포함됐으며, 민간기업 주도의 실행형 협력이 특징이다.
LG CNS는 베트남 최대 국영 통신기업 VNPT, 한국투자리얼에셋운용과 ‘베트남 AI 데이터센터 개발’ MOU를 맺었다. 하이퍼스케일급 데이터센터 구축을 위해 서버·스토리지·네트워크 등 인프라 전반에서 협력하며, 스마트팩토리·물류 등 스마트엔지니어링 사업도 함께 추진한다. LG CNS는 인도네시아에 이어 베트남에서도 AI 데이터센터 사업을 수주하며 동남아 시장에서 입지를 넓히고 있다.
KT는 베트남 1위 통신사 비엣텔과 ‘전략적 파트너십 2.0’을 체결, 베트남 국가 AI 전략 수립과 산업별 AX(인공지능 전환) 플랫폼 개발에 나선다. 양사는 베트남 고유 언어와 행정 환경을 학습한 국가 범용 AI 언어모델을 공동 개발하고, 이를 교육·행정·공공서비스에 적용할 계획이다. 의료·국방·미디어 등 핵심 산업 특화 플랫폼 구축과 ‘글로벌 AX 혁신센터’ 설립도 추진한다.

LS에코에너지는 국영 에너지기업 페트로베트남과 해저케이블 조인트벤처(JV) 설립을 위한 공동개발협약(JDA)을 맺었다. 베트남 푸미항에 해저케이블 공장과 전용 부두 건설을 검토하며, 베트남-싱가포르를 잇는 ‘아세안 해저 HVDC 송전망’ 등 장거리 전력망 구축에 참여한다. LS마린솔루션과 협력해 제조부터 시공까지 턴키 방식으로 수행, ‘서해안 HVDC’ 모델을 해외에 확장할 계획이다.
HD현대는 또 럼 베트남 당서기장 주관 기업간담회에서 베트남 조선업 발전과 상호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김성준 HD한국조선해양 대표는 HD현대베트남조선의 프로젝트 기간 연장(50년→70년) 등 정부 지원을 요청하며 “베트남은 최고의 사업 파트너”라고 강조했다. 이날 HD한국조선해양은 베트남해양공사(VIMC)와 포괄적 조선 협력 MOU를 체결, 선대 현대화·기술이전·인력양성 등 다양한 협력을 이어가기로 했다.
최태원 대한상의 회장은 “디지털·첨단산업, 공급망, 에너지 등은 양국이 시너지를 낼 수 있는 분야”라며 “기업인의 적극적 역할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고 말했다. 응우옌 반 탕 베트남 재무부 장관은 “베트남 정부는 한국 기업이 베트남뿐 아니라 제3시장에 함께 진출하는 것을 환영하며 호혜적으로 상생할 준비가 돼 있다”고 화답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