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초 계획과 달리 젤렌스키 참석 제외
“러, 우크라 일부 영토 교환 있을 것”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전쟁 휴전을 중재하기 위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15일(현지시간) 알래스카에서 정상회담을 개최한다.
8일 CNN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트루스소셜에 “미국 대통령인 나와 러시아의 푸틴 대통령 간의 매우 기대되는 회담이 15일 알래스카주에서 열릴 예정이다”면서 “추가 세부 사향은 추후 발표하겠다”고 밝혔다.
러시아 관영매체 매체 타스도 유리 우샤코프 크렘린궁 외교정책 보좌관을 인용해 회담 일시와 장소를 확인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더 일찍 열릴 수도 있었지만, 안타깝게도 사람들이 준비해야 하는 보안 관련 절차가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또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모두에게 도움이 되는 방식으로 일부 영토 교환이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발표는 트럼프 대통령이 러시아에 통보한 ‘휴전 데드라인’ 8일에 나왔다. 그간 트럼프 대통령은 푸틴 대통령이 이날까지 전쟁을 끝내지 않으면 새로운 제재를 가하겠다고 했으나, 전일에는 “8일 시한이 유지될지는 푸틴 대통령에게 달렸다”며 강경한 어조를 누그러뜨렸다.
이번 정상회담 결과에 따라 2022년 2월부터 시작해 3년 넘게 지속되고 있는 우크라이나 전쟁이 분수령을 맞이할지 기대가 모아지고 있다.
미ㆍ러 정상회담은 2021년 6월 스위스 제네바에서 당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푸틴 대통령이 만난 이후 처음이다. 푸틴 대통령이 알래스카를 방문하면 그가 2015년 유엔 총회 참석을 계기로 방미해 버락 오바마 당시 미국 대통령과 만난 이후, 비록 본토는 아니지만, 약 10년만에 미국 땅을 밟는 것이 된다.
트럼프 대통령과 푸틴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 1기 재임 기간 동안에는 주로 G20,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서 여섯 차례 대면했다. 두 정상은 2018년 7월 핀란드 헬싱키에서 마지막으로 만났는데, 당시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 정보기관보다 푸틴 대통령의 말을 신뢰하는 듯한 발언을 하며 큰 논란을 불러일으켰고, 이후 백악관이 수일간 진화에 나섰다.
아울러 이번 회담은 트럼프 대통령의 특사인 스티브 위트코프가 6일 러시아에서 푸틴 대통령을 만난 이후 양국 정상회담 개최가 급물살을 탔다. 그 만남 직후 트럼프 대통령은 푸틴 대통령과 위트코프 특사 간의 대화가 “고도로 생산적이며 큰 진전이 있었다”고 전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푸틴은 당시 위트코프 특사에게 우크라이나가 도네츠크·루한스크를 포함하는 돈바스 지역를 양보하고 2014년 러시아가 불법 합병한 크림반도를 러시아에 양도하는 안을 제시했다. 돈바스 지역 대부분은 현재 러시아가 점령 중이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이 당초 입장을 바꿔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을 배제한 채 푸틴 대통령과 만나기로 함에 따라 주목된다. 러시아와 종전을 논의하는 과정에서 우크라이나의 입장이 반영되지 않을 수 있다는 우려를 키우는 대목이다.
실제 트럼프 대통령은 푸틴 대통령과의 만남 전 젤렌스키 대통령을 만나야 하느냐는 기자 질의에 “그럴 필요는 없다”고 답했다.
한 유럽 관계자는 돈바스 지역을 러시아에 넘기는 휴전안이 오히려 향후 러시아의 추가 공격을 부추길 수 있다고 우려했다. 그는 “무력으로 점령한 영토를 아무 대가 없이 공식 인정하는 것은 향후 더 많은 공격을 유도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우크라이나가 자국 영토를 러시아에 양도하는 안은 전쟁 종식 협상에서 가장 큰 난관이 될 수 있다. 우크라이나 헌법상 이러한 양도는 금지돼 있어, 젤렌스키 대통령은 국회 승인이나 국민투표를 거쳐야만 합의가 가능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