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엽다고 다가 아냐!"⋯지드래곤표 '캐릭터'에 줄 선 이유 [솔드아웃]

입력 2025-08-08 17:17

  • 가장작게

  • 작게

  • 기본

  • 크게

  • 가장크게

지금 화제 되는 패션·뷰티 트렌드를 소개합니다. 자신의 취향, 가치관과 유사하거나 인기 있는 인물 혹은 콘텐츠를 따라 제품을 사는 '디토(Ditto) 소비'가 자리 잡은 오늘, 잘파세대(Z세대와 알파세대의 합성어)의 눈길이 쏠린 곳은 어디일까요?

▲(김다애 디자이너 mnbgn@)
▲(김다애 디자이너 mnbgn@)

귀엽고 느릿느릿한 고양이 한 마리가 사람들을 줄 세우고 있습니다.

이름은 '조아(ZOA)', 지드래곤이 직접 기획에 참여한 캐릭터 '조앤프렌즈(ZO&FRIENDS)'의 주인공인데요. '조아'가 등장하는 브랜드 필름부터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콘텐츠, 팝업스토어까지 인기를 끌며 존재감을 각인하는 중입니다. 해외 유력 매체인 포브스는 물론 일본, 대만, 홍콩 등 다양한 국가와 지역에서도 '조앤프렌즈'를 조명했죠.

인기에 힘입어 8일 오전 11시 라인프렌즈 스퀘어 온라인에서는 '조앤프렌즈' 관련 상품 판매도 시작됐습니다. 그런데 폭발적인 인기로 프리오더임에도 불구하고 일찍이 품절을 기록, 뒤늦게 접속한 팬들을 허탈하게 만들기도 했죠.

이 인기, 단순히 '지드래곤이니까'로 설명하기엔 아쉽습니다. 그저 귀엽기만 해서는 살아남을 수 없는 게 최근 캐릭터 시장의 법칙이기 때문인데요. 한 번 보면 잊히지 않는 생김새, 마음이 움직이는 스토리, 남다른 세계관까지 받쳐줘야 살아남을 수 있죠.

▲가수 지드래곤. (사진제공=IPX)
▲가수 지드래곤. (사진제공=IPX)

지드래곤 이름만? 퍼스널리티 반영된 '조앤프렌즈'

'조앤프렌즈'는 단순히 지드래곤의 이름을 빌린 캐릭터가 아닙니다. 지드래곤이 직접 기획에 참여해 약 2년간 준비한 지식재산권(IP) 프로젝트죠.

프로젝트의 출발점은 지드래곤의 반려 고양이 조아였습니다. 지드래곤의 인스타그램에도 심심찮게 등장해 이미 팬들에겐 잘 알려진 '스타 고양이'인데요. 동글동글한 얼굴, 반짝이는 눈망울, 푸짐한(?) 몸으로 눈길을 끌며 팬들의 귀여움을 받았습니다. 패션 업계에서도 독보적인 입지를 자랑하는 아티스트 영향이었을까요? 조아 역시 남다른 패션 센스로 웃음을 자아내왔습니다.

이런 조아가 캐릭터로 다시 태어났는데요. 라인프렌즈 오리지널 캐릭터, BT21, 미니니(minini) 등 수많은 글로벌 캐릭터를 성공적으로 선보여 온 디지털 IP 엔터테인먼트 기업 IPX(옛 라인프렌즈)와 지드래곤이 손을 잡고 새로운 캐릭터 IP를 론칭한 겁니다.

사실 IPX와 지드래곤의 만남은 이번이 처음은 아닙니다. 앞서 IPX가 글로벌 전개 중인 인기 키링 브랜드 '모남희(MONAMHEE)', 지드래곤의 패션 브랜드 '피스마이너스원((PEACEMINUSONE)'은 지난해 컬래버레이션을 펼친 적 있습니다. 당시 출시된 데이·지희 키링은 여전히 웃돈이 붙어 리셀 플랫폼에서 거래되고 있죠.

이번 '조앤프렌즈'는 이 협업을 한 단계 넘어섰습니다. 캐릭터 이름부터 로고 디자인, 세계관 설정, 스토리라인, 제품 개발, 그리고 팝업스토어 구성 등 처음부터 끝까지 지드래곤의 감각이 스며들었다는 게 특징입니다.

캐릭터 이름에 숨겨진 말장난도 흥미롭습니다. 조아와 앤이 만나 '좋은 친구들(good friends)'이 된다는 뜻을 지녔는데요. 지드래곤이 평소 본업에서 보여준 언어유희, 감성적인 연출이 캐릭터 전반에 녹아 있죠. 결과적으로 '조앤프렌즈'는 지드래곤이 단순히 자신의 이름값만 빌려준 게 아니라, 그의 감성 자체를 캐릭터로 만든 IP랄까요.

이번 IP를 공동 개발한 IPX 측도 "예술성과 대중성을 동시에 갖춘 캐릭터 IP"라고 평가했습니다. 단발적인 머천다이즈(MD) 출시를 위한 기획이 아니라 지드래곤이라는 아티스트의 정체성을 동화적인 방식으로 재현한 캐릭터 IP죠.

▲(사진제공=IPX)
▲(사진제공=IPX)

귀엽기만 하면 부족해…마음 움직이는 '세계관'

지금의 캐릭터 시장에서 '귀여움'만으로는 더 이상 경쟁력이 되지 않습니다. 요즘 소비자, 특히 Z세대는 캐릭터만의 독보적인 매력을 먼저 살피는데요. 희한하게 생긴 라부부나 퍼글러가 인기를 끄는 것도, 몽글몽글한 Y2K 감성을 자아내는 실바니안 패밀리, 소니엔젤, 리락쿠마 등이 다시 핫해진 것도 이 맥락입니다.

중요시되는 요소 중 하나는 캐릭터만의 퍼스널리티와 서사인데요. 캐릭터가 어떤 이야기와 감정을 지니고 있는지, 그리고 그 안에서 내가 어떤 감정으로 연결될 수 있는지를 더 중요하게 여기는 거죠.

'조앤프렌즈' 역시 이런 흐름을 정조준했습니다. 언제나 슬로우 모션, 무심한 듯 다정한 구름냥 '조아', 사랑스러운 참견쟁이 데이지 '앤(A&NE)', 조아의 구름 발자국에서 태어난 천방지축 '아기(AKI)', '자기(ZAKI)'까지 주변 어디선가 본 것 같은 매력을 지닌 캐릭터들이 현실로 걸어 나온듯한 느낌을 주는데요. 이들 캐릭터의 따뜻하고 감성적인 세계는 바쁜 일상 속 휴식을 원하는 어른이(어른+어린이의 합성어)들의 감성을 자극하며 깊은 공감을 이끌어냅니다. 완벽하지 않고 짜증나는 상황일지라도 캐릭터들이 놀고 있는 모습을 보면 결국 재미로 이어진다는 기획 의도가 담겼죠.

특히 네 캐릭터가 하나의 유기적인 세계관 안에서 연결되고, 그 안에서 이야기가 전개되는 구조는 기존 캐릭터 IP와 차별화되는 강점으로 작용합니다. 조앤프렌즈 공식 인스타그램 계정에서는 캐릭터들의 비하인드 스토리가 하나씩 공개되며 팬들의 뜨거운 반응을 낳고 있는데요. 구름냥 '조아'가 남긴 색 발자국에서 태어난 '아기', '자기'가 모여 거대한 존재 '메가즈(MEGAZ)'가 된다는 설정이나, 수다쟁이 '앤'의 애칭이 '&'라는 디테일은 더 많은 이야기를 상상하도록 유도합니다. "앤이 지드래곤을 닮은 것도 같다" 등의 반응도 나오면서 팬들의 호응을 받고 있죠.

팬들의 2차 창작도 활발합니다. '조아'와 '앤'이 포인트인 네일 아트를 받는가 하면, 조아와 똑 닮은 모자를 지드래곤에게 전달해 함박웃음을 자아낸 팬도 있는데요. 팬들은 단순한 소비를 넘어 SNS·팬아트 등 다양한 방식으로 IP를 즐기는 중입니다.

요즘 캐릭터는 누가 더 귀여운가의 싸움이 아니라, 누가 더 많은 감정을 담고 있느냐, 그리고 누가 더 몰입할 만한 이야기를 쥐고 있는지가 관건과도 같은 셈입니다. IPX 관계자는 "단순한 캐릭터 창작을 넘어 지드래곤 특유의 상상력과 감성, 그리고 아티스트로서의 정체성이 깊이 반영돼 그간 지드래곤의 오랜 행보를 지켜봐 온 대중에게 감동과 위로를 전달하고 있다"며 "'조앤프렌즈'는 진정성과 차별성을 기반으로 한 캐릭터 IP로서 향후 브랜드 확장성과 팬덤 충성도 측면에서 높은 경쟁력을 갖출 것으로 기대된다"고 내다봤습니다.

▲(사진제공=IPX)
▲(사진제공=IPX)

현실에서 만나는 '조앤프렌즈'…홍대 이어 세계로

'조앤프렌즈'는 현실에서도 만날 수 있습니다. IPX의 K팝 특화 매장 '케이팝스퀘어 홍대점'에서 팝업스토어를 진행 중인데요. 팬들이 아티스트의 세계관을 감각적으로 체험할 수 있도록 설계된 만큼 지드래곤의 독창적인 감성과 상상력을 온전히 담아낸 몰입형 공간으로 꾸며졌습니다.

이번 팝업스토어는 오픈 전부터 폭발적인 관심을 받았습니다. 팝업 소식을 알린 브랜드 필름이 업로드 하루 만에 100만 조회 수를 기록했으며 지난달 25일 오전 11시에 오픈된 팝업스토어 사전 예약은 3분 만에 마감됐죠.

현재는 현장 웨이팅을 통해 방문이 가능한데요. IPX 측은 "일 평균 관람객이 1500명 수준"이라고 귀띔했습니다.

단순히 굿즈를 사러 오는 게 아닙니다. 팝업스토어에서는 진작 인기 상품들이 동났는데도 여전히 발걸음이 이어지는 중이죠. '조아의 일상' 콘셉트로 꾸며진 팝업에서는 캐릭터들이 사는 세계를 체험할 수 있습니다. 특히 지드래곤이 팝업스토어 기획까지 참여한 만큼 공간 자체에 그 특유의 미학과 정서가 담겼다는 팬들의 반응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조아' 옆에서 인증 샷을 남기는 팬들도 숱한데요. 팝업을 단순 '소비 장소'가 아닌, 아티스트의 감정과 마주하는 체험 장소로 인식하는 흐름입니다.

IPX 역시 이번 팝업을 단발성 행사로 보지 않습니다. '조앤프렌즈'를 글로벌로 확장 가능한 '경험형 IP'로 키우기 위한 첫 시도라는 설명인데요. 미국, 일본, 중국 등 주요 K팝 시장을 거점 삼아 글로벌 전개를 본격화할 계획입니다.

IPX 관계자는 "케이팝스퀘어 홍대점은 단순한 매장을 넘어 K팝 아티스트의 세계관을 온전히 체험하고 팬들과의 소통이 이루어지는 몰입형 복합 문화 공간"이라며 "IPX는 K팝 아티스트 IP를 결합해 IP 시너지와 팬 경험을 극대화하고 있으며, 앞으로도 케이팝스퀘어를 통해 더 깊이 있게 즐길 수 있는 K팝 문화의 대표 공간으로 발전시켜 나갈 것"이라고 전했습니다.

캐릭터 열풍도 이어질 예정입니다. 한국콘텐츠진흥원에 따르면 국내 캐릭터 시장은 지난해 13조6000억 원 규모로 성장했으며 연평균 성장률은 4.4%에 달하는데요. 올해는 시장 규모가 16조2000억 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되죠.

단순한 '소비'보다는 특별한 체험과 몰입을 선택하는 요즘, '조앤프렌즈'는 이 욕구를 정조준해 인기를 끌고 있는데요. 이번 팝업은 10일까지 진행됩니다. 그저 예쁜 캐릭터를 전시해놓은 곳이 아니라 잠시 쉬어갈 수 있는 마음의 공간. '조아'처럼 여유롭게 걷고 싶은 요즘이라면 들러볼 이유도 충분합니다.

  • 좋아요0
  • 화나요0
  • 슬퍼요0
  • 추가취재 원해요0

주요 뉴스

  • 쯔양·닥터프렌즈·닥터딩요와 함께하는 국내 최초 계란 축제 '에그테크코리아 2025' 개최
  • 달러가 움직이면 닭이 화내는 이유?…계란값이 알려준 진실 [에그리씽]
  • 정국ㆍ윈터, 열애설 정황 급속 확산 중⋯소속사는 '침묵'
  • ‘위례선 트램’ 개통 예정에 분양 시장 ‘들썩’...신규 철도 수혜지 어디?
  • 이재명 대통령 직무 긍정평가 62%…취임 6개월 차 역대 세 번째[한국갤럽]
  • 겨울 연금송 올해도…첫눈·크리스마스니까·미리 메리 크리스마스 [해시태그]
  • 대통령실 "정부·ARM MOU 체결…반도체 설계 인력 1400명 양성" [종합]
  • ‘불수능’서 만점 받은 왕정건 군 “요령 없이 매일 공부했어요”
  • 오늘의 상승종목

  • 12.05 장종료

실시간 암호화폐 시세

  • 종목
  • 현재가(원)
  • 변동률
    • 비트코인
    • 137,662,000
    • -0.59%
    • 이더리움
    • 4,738,000
    • -0.36%
    • 비트코인 캐시
    • 857,500
    • -2.22%
    • 리플
    • 3,121
    • -3.34%
    • 솔라나
    • 209,000
    • -1.83%
    • 에이다
    • 658
    • -1.79%
    • 트론
    • 427
    • +2.64%
    • 스텔라루멘
    • 376
    • -0.53%
    • 비트코인에스브이
    • 31,160
    • -0.89%
    • 체인링크
    • 21,310
    • -1.02%
    • 샌드박스
    • 221
    • -2.64%
* 24시간 변동률 기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