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미엄 라이트도 '꼼수' 논란
멜론 '트랙제로' 인디음악 지원

인터넷동영상서비스(OTT) 시장에서 넷플릭스가 주도권을 쥐며 국내 업계를 잠식한 것처럼 음원 플랫폼 시장 역시 유사한 종속 구조로 흘러갈 수 있다는 경고가 커지고 있다. 국내 플랫폼들이 운영·유통 수익을 K팝 산업에 재투자하는 것과 달리 구글은 국내에서 벌어들인 수익을 본사로 이전할 뿐 아니라 법인세 회피, 가격 기만 행태까지 보이면서다. 구글이 음원 플랫폼 시장을 장악할수록 K팝 시장 성장 동력은 약화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6일 정보기술(IT) 업계에 따르면 카오엔터테인먼트의 멜론은 인디음악 활성화 프로젝트 ‘트랙제로(TrackZero)’를 2022년 4월 처음 선보인 이후 3년 넘게 국내 뮤지션 지원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트랙제로는 매주 목요일마다 멜론 애플리케이션(앱) 메인화면을 통해 플레이리스트를 공개하며 인디음악 활성화에 나선다. 뿐만 아니라 한국을 대표하는 인디음악 전문 방송 멜론 스테이션 ‘트랙제로’와 인디음악 대표 페스티벌 홍대 ‘라이브클럽데이’도 공식 후원하고 있다.
그러나 국내에서 점차 영향력을 확대해가는 구글에는 이 같은 국내 음원 생태계를 위한 상생 활동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구글이 유튜브뮤직 끼워팔기로 인한 자체 시정 조치로 ‘유튜브 프리미엄 라이트’ 출시 계획을 밝혔으나 이마저도 꼼수에 지나지 않는다는 분석이 나오면서 국내 이용자와 음악 산업을 지원하기 위한 300억 원 규모의 상생 방안에도 의문이 뒤따르는 모습이다.
구글은 광고 없이 유튜브를 볼 수 있지만 음원 스트리밍 기능은 제외한 ‘유튜브 프리미엄 라이트’를 연내 출시할 예정이다. 그러나 업계는 유튜브 라이트 출시가 끼워팔기에 대한 미미한 조치로 실효성이 떨어진다고 지적한다. 안드로이드 이용자의 경우 프리미엄 라이트와 국내 음원 플랫폼의 뮤직 서비스를 함께 이용하려면 오히려 기존보다 더 많은 비용을 부담해야 해 이용자들의 ‘갈아타기’가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안드로이드 애플리케이션(앱) 시장에서 프리미엄은 월 1만 4900원, 프리미엄 라이트는 8500원으로 6400원이 차이 난다. 그러나 이는 국내 음원 플랫폼의 무제한 스트리밍 요금 수준(월 7500~7900원)보다 저렴해 안드로이드 이용자가 국내 음원 플랫폼을 이용할 경우 오히려 더 많은 비용을 부담하게 되는 구조다. 뿐만 아니라 라이트 요금제에는 백그라운드 재생과 오프라인 저장 등 핵심 기능이 제외됐기 때문에 소비자들이 라이트와 국내 플랫폼 조합을 선택할 동기는 더욱 떨어진다는 지적이다.
업계는 구글의 꼼수로 인한 불공정한 경쟁이 K팝 산업의 성장을 저해할 수 있다고 입을 모은다. 음원업계 관계자는 “K 콘텐츠의 넷플릭스 종속화처럼 K팝 산업 전체가 구글에 종속될 우려가 크다”며 “K팝이 아무리 빅히트를 하더라도 대다수의 수익은 구글 손으로 빠져나가는 구조가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