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온병원, 체온조절장애, 자율신경계 이상의 원인과 관리법 안내

▲체온조절장애 환자들의 건강한 여름나기 (사진제공=온병원)

한 전직 대통령이 최근 특검 강제수사 과정에서 속옷 차림으로 등장해 국민적 주목을 받았다. 구치소 측은 “심장질환과 경동맥 협착 등 자율신경계 이상으로 인한 체온조절장애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사건의 본질과 별개로, 여름철 건강을 위협하는 ‘체온조절장애’가 다시금 조명되고 있다.

체온조절장애는 단순히 더위나 추위를 심하게 타는 문제를 넘어, 생명을 위협하는 질환으로 이어질 수 있다. 자율신경계의 이상으로 인해 인체가 외부 기온에 적절히 반응하지 못하면서 생기는 현상이다.

대표적인 여름철 온열질환으로는 열사병, 열탈진(일사병), 열경련, 열실신, 열부종 등이 있으며, 고온 다습한 환경에 오래 노출될 때 체온조절 기능이 마비돼 발생한다.

의료계에 따르면 노인, 어린이, 당뇨병·심혈관질환 환자 등 건강 취약계층은 특히 고온 환경에 더욱 민감하다. 겨울철이라 해도 방심은 금물이다. 저체온증, 시상하부 이상, 뇌하수체 기능 저하, 자율신경실조증 등 다양한 뇌신경계 질환도 체온조절 기능을 방해할 수 있다.

자율신경계와 체온의 밀접한 연관… “심장은 뇌의 말에 따라 뛴다”

부산 온병원 김미경 과장(내분비내과 전문의)은 "자율신경계 이상으로 인한 체온조절장애 환자는 단순히 더위를 많이 타는 사람이 아니라, 생명까지 위협받을 수 있는 고위험군"이라며 "신체의 작은 이상이라도 전문가의 조기 개입이 필수"라고 말했다.

실제로 체중조절장애 환자들은 여름철 냉방기와 외부 온도차에 매우 취약하다. 섭씨 5도 이상의 온도차는 자율신경을 자극해 어지럼증, 실신, 탈수, 극심한 피로를 유발할 수 있다.

온병원 은명 소장(노년클리닉)은"“체온조절장애의 원인은 생물학적 요인 외에도 사회적, 심리적 요인에서 기인하는 경우가 많다"고 지적했다.

고칼로리 식사, 운동 부족, 스트레스, 외모 강박 등 생활습관과 정서적 불균형이 체중조절 및 체온유지에 영향을 준다는 것이다. 특히 청소년기에는 신경성 식욕부진증(거식증)이나 신경성 폭식증 등 극단적 섭식 장애로 이어질 수 있다.

여름철 자율신경계 환자를 위한 건강수칙

무더위에 건강을 지키기 위해선 원인 질환부터 정확히 파악하고 꾸준한 치료와 생활관리로 대응해야 한다. 자율신경계 이상 환자에게는 당뇨병, 파킨슨병, 자가면역 질환 등 기저질환이 동반되는 경우가 많아 전문의 상담과 치료가 우선이다.

약물치료로는 미도드린, 플루드로코티손 등이 활용되며, 하체 근력 운동과 충분한 수분 섭취, 염분 보충도 도움이 된다. 단, 신장 질환 환자의 경우엔 수분 섭취에 있어 의료진과의 상담이 필수다.

실내외 온도차는 5도 이내로 유지하고, 직접 냉방 바람을 맞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무리한 스케줄, 수면 부족, 정신적 스트레스도 자율신경계에 큰 부담을 주므로 충분한 휴식과 안정이 필요하다.

야외 활동은 폭염 시간대를 피하고, 햇볕 차단을 위한 챙 넓은 모자, 밝은 색 옷, 자외선 차단제 등도 필수다.

온병원 유홍 진료처장은 "여름엔 갈증을 느끼지 않더라도 15~20분 간격으로 물이나 이온음료를 섭취해 체액과 전해질을 보충해야 한다"며 "열이 많다고 냉음료를 과도하게 섭취하면 오히려 자율신경계에 혼란을 줄 수 있다"고 조언했다.

땀을 많이 흘리거나 근육경련이 잦다면 스포츠 음료로 전해질을 보충하고, 1시간 이상 회복되지 않을 경우에는 즉시 병원을 찾아야 한다.

수박, 참외, 배 등 여름 제철 과일은 수분 보충과 열 해소에 도움을 줄 수 있지만, 한 가지 음식만 과도하게 섭취하는 것은 금물이다.

김미경 과장은 "자율신경계 이상 환자는 여름철을 무사히 넘기기 위해선 단순한 주의가 아닌, 전문적 치료와 철저한 생활 수칙 준수가 필요하다”며 “작은 신호도 그냥 넘기지 말고, 반드시 의료진과 상의해 적절한 대응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