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리튬 가격 상승, 에너지저장장치(ESS) 수주 등 기대감이 맞물리면서 이차전지 관련주가 강세를 보였다.
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에코프로비엠, 삼성SDI, 에코프로머티, 엘엔애프 등은 장 초반부터 상승세를 이어갔다.
특히 에코프로비엠은 이날 깜짝 실적을 발표하며 이차전지주 상승을 주도했다. 에코프로비엠은 2분기 연결기준 매출액이 전년 동기 대비 3.7% 감소한 7797억1700만 원으로 집계됐으나 영업이익이 490억 원으로 1159.1% 급증했다고 발표했다.
회사에 따르면 주요 자동차 주문자위탁생산(OEM)의 신차 출시 및 주요 모델 판매 호조에 따른 EV용 양극재 판매 증가, 전동공구(PT) 및 ESS 수요 증가와 함께 인도네시아 투자 관련 이익(405억 원) 등이 실적 개선의 바탕이 됐다.
에코프로비엠은 연간 기준 흑자 체제를 공고히 할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하반기에 고객사 신규 공장 가동과 유럽 전기차 시장 보조금 재개 기대감으로 양극재 판매가 증가할 것으로 예상한다. 아울러 데이터센터 및 신재생에너지 수요증가에 따라 국내 ESS 입찰 물량이 늘어날 것으로 전망한다. 이에 따라 에코프로비엠 주가는 전 거래일 대비 15.28% 증가한 12만4500원으로 마무리했다. 장중 전 거래일 대비 17% 넘게 치솟기도 했다.
삼성SDI는 전 거래일 대비 10.22%, 에코프로머티 11.91%, 엘앤에프 8.35%, 포스코퓨처엠 8.56%, 솔루스첨단소재는 5.37% 증가하며 거래를 마감했다. 코스닥 시장에서는 이브이첨단소재가 9.51% 증가한 2245원을 기록했다. 6일 에코프로, 에코프로머티, 에코프로에이치엔 등의 실적 발표가 예정돼 이차전지주 상승 랠리를 이어갈지 주목된다.
일각에서는 9월까지 이차전지 관련 업종이 단기 반등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주민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9월 중 발표될 것으로 보이는 중국 공급개혁안과 추가적인 전기차(EV), ESS 수주 기대감으로 9월까지 단기 반등을 예상한다”고 밝혔다.
중국 정부의 공급개혁에 대한 구체적인 안은 9월에 나올 것으로 보이지만 리튬 가격은 선제적으로 반등하고 있다. 전기차 배터리 제조에 필수적인 소재인 리튬 가격은 2022년 1kg당 580위안(약 11만2000원) 수준까지 치솟았다가 공급 과잉과 수요 둔화 여파로 올해 5월 58.9위안(약 1만1400원)으로 급락해 최근 5년 내 최저치를 기록한 바 있다. 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1kg당 69.1위안(약 1만3400원)으로 오르며 회복세를 보인다.
미국 ESS 시장에서 한국 이차전지 산업이 활로를 찾을지도 주목된다. 장정훈 삼성증권 연구원은 “미국 정책이 ESS에 대한 세액공제가 2032년까지 유효한 데다 첨단제조세액공제(AMPC) 수혜도 EV보다 단독 캐파로 운영될 ESS에서의 수혜가 더 크다”고 분석했다.
또 장 연구원은 “대중국 제품에 대한 고관세 기조가 유지되면서 그동안 중국 ESS 배터리에 의존해온 미국 ESS 설치업자의 ESS 배터리 구매 부담은 내년 58%로 확대된다”고 짚었다.
다만 장기적으로는 주의 깊게 지켜볼 필요가 있다는 것이 업계 중론이다. 미국 EV AMPC 전면 폐지에 따른 수요 둔화 본격화와 4분기 계절적 재고조정이 발생하는 비수기를 고려해야 한다는 분석이다. 그러면서도 주민우 연구원은 “불안정한 EV 수요와 달리 ESS 수요는 매우 견조한 상황”이라며 “ESS의 강한 수요 덕에 업황 바닥은 찍었다고 판단한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