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론] AI 관광, 기술을 넘어 국가 전략으로

입력 2025-09-08 0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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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원석 경희대 호텔관광대 학장·한국관광학회장·(사)복합리조트관광연구소장(이투데이 자문위원)

오늘날 관광산업은 디지털 전환과 비대면 수요 증가라는 흐름 속에서 급격한 변화를 겪고 있으며, 그 중심에는 인공지능(AI)이 있다. 인공지능 전문가 이선 몰릭은 저서 『듀얼브레인』에서 AI를 증기기관과 인터넷과 같이 산업과 일상의 모든 측면을 재편하는 범용기술(General Purpose Technology)로 규정한다. 특히 생성형 AI는 기존 기술보다 훨씬 큰 영향력을 미칠 것으로 평가되며, 관광 분야에서도 그 파급력이 클 것으로 전망된다.

AI는 현재 스마트 관광의 하위 개념으로 인식되지만, 향후 핵심 시스템 대부분이 AI로 대체되면 ‘AI 관광(AI Tourism)’은 스마트관광을 넘어서는 진화된 개념이 될 것이다. AI 관광은 단순 기술 도입을 넘어선 통합적 관광 혁신 모델로, 머신러닝, 자연어처리, 빅데이터 분석, 로봇공학 등 다양한 AI 기술을 활용해 관광객과 산업 간 상호작용을 최적화하고, 고객 경험을 초개인화하며 운영을 자동화한다. 이는 단순 자동화를 넘어 인지적 참여와 통찰이라는 고차원적 기능을 포함한다.

AI 관광은 빅데이터, IoT, 블록체인 등 다양한 디지털 기술과 결합해 구현된다. 예컨대 빅데이터는 실시간 수요 분석과 맞춤형 여행 설계를, IoT는 관광지 내 실시간 데이터 수집과 자율주행형 서비스 운영을, 블록체인은 콘텐츠 신뢰성 강화와 보안 향상을 지원한다. 이러한 변화는 단순한 서비스 개선을 넘어 관광 운영과 경험 방식의 패러다임 전환을 이끌고 있다.

AI 관광은 관광의 질을 높이고 정책 수립 과정에서도 활용 가능성이 크지만, 직무 대체와 일자리 축소, 데이터 프라이버시 침해, 알고리즘 편향 등 구조적 문제가 뒤따른다. 특히 중소 관광업체는 기술 도입에 필요한 자본과 인력이 부족하고, 종사자들은 AI 활용 역량도가 미흡하다. 더욱이 관광은 감성적 상호작용이 중요한 산업이기에 인간적 접점이 줄어들면 서비스 만족도 저하도 우려된다.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단순 기술 수용을 넘어 정책적 대응과 산업 구조 개편이 필요하다. 핵심은 ‘도입 여부’가 아니라 ‘어떻게 도입할 것인가’이다. 우선 AI 관광의 개념을 명확히 하고, 이를 기반으로 한 산업 분류 체계와 법적 기준을 마련해야 한다. 중소 관광업체에 대한 기술 전환 지원과 생성형 AI 기반 지역 콘텐츠 산업 육성도 병행되어야 한다. 관광 종사자를 위한 AI 리터러시와 활용 교육의 제도화, 데이터 보호와 알고리즘 윤리를 담은 법제 정비도 시급하다.

AI는 더는 선택적 혁신이 아니라, 관광산업의 존속과 도약을 위한 핵심 조건이다. 기술 구현은 민간이 주도하되, 그 활용 방향성과 제도적 기반은 정책 수립을 통해 체계적으로 마련해야 한다. AI 관광은 단순한 기술 혁신을 넘어, 맞춤형 고객 경험과 운영 효율성을 극대화하는 방향으로 진화하고 있다. 일자리 변화, 데이터 보안, 윤리적 쟁점과 같은 현실적 과제를 함께 해결하며, 인간과 AI가 공존하는 새로운 산업 구조를 설계해 나가야 한다.

정부와 기업이 적절한 투자와 규제를 통해 이 전환을 선도한다면, 관광은 보다 지속 가능하고 경쟁력 있는 산업으로 재편될 것이다. 무엇보다도 새로운 정부는 AI 관광을 미래 산업 전략의 한 축으로 인식하고, 정책적 관심과 실행력 있는 지원체계를 갖추어야 한다. 관광산업의 전환은 기술만으로 완성되지 않으며, 명확한 방향성과 지속 가능한 정책 리더십이 함께할 때 비로소 가능하다.

▲서원석 경희대 호텔관광대 학장·한국관광학회장·(사)복합리조트관광연구소장(이투데이 자문위원)
▲서원석 경희대 호텔관광대 학장·한국관광학회장·(사)복합리조트관광연구소장(이투데이 자문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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