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OK금융그룹의 상상인저축은행 인수 협상이 지연되면서 저축은행업계 구조조정에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 당국이 유도하던 시장 자율 구조조정이 동력을 잃는 분위기다.
3일 금융권에 따르면 OK금융그룹과 상상인저축은행은 인수 조건을 둘러싼 이견으로 수개월 간 이어오던 협상을 최근 중단했다. 핵심 쟁점은 매각가와 자산 건전성 평가 차이다. 상상인저축은행의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과 전환사채(CB) 등 고위험 자산에 대한 평가에서 양측 입장 차가 컸던 것으로 알려졌다.
상상인저축은행은 지난해 재무 건전성 악화로 금융당국으로부터 적기시정조치를 받았다. 수도권 기반에 비교적 넓은 영업망을 갖춘 만큼 관심을 보인 원매자들이 많은 것도 협상 지연의 원인 중 하나로 지목됐다. 반면 같은 시기 적기시정조치를 받은 라온저축은행은 비교적 빠르게 KBI그룹에 인수되며 정상화에 들어갔다.
업계에서는 당장의 영업중단 위기 등은 없는 상황에서 일부 저축은행이 매각을 서두르지 않고 ‘몸값을 더 높이려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과거 저축은행 사태 당시와 달리 최근 적기시정조치의 강도도 다소 완화된 점도 이러한 흐름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분석이다.
잠재 매물로 거론됐던 HB저축은행, 애큐온저축은행 등도 적극적인 매각 움직임을 보이지 않고 있다.
금융당국은 3월부터 저축은행업계의 인수합병(M&A)을 활성화하기 위해 규제를 완화하고 자율 구조조정을 독려해 왔다. 그러나 현재로선 업계 전반으로 구조조정이 본격화되기까지 시간이 더 필요할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