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4050억 원 규모의 ‘사우디발 투자’로 주목받은 금양의 유상증자 납입이 한 달 연기되면서 시장이 혼선을 겪고 있다.
핵심 투자자인 스카이브 트레이딩&인베스트먼트가 해외 송금 과정에서 기술적 지연을 겪으면서다.
금양은 1일 전자공시를 통해 "당초 8월 2일로 예정돼 있던 제3자 배정 방식 유상증자 납입일을 오는 9월 3일로 변경했다"고 밝혔다. 유상증자 대상은 사우디아라비아 기반의 스카이브 트레이딩&인베스트먼트로, 보통주 1300만 주, 상환전환우선주(RPS) 1400만 주를 포함한 총 4050억 원 규모다.
스카이브 트레이딩&인베스트먼트는 올해 3월 설립된 신생 법인으로, 사우디 건설업체 스카이브T&C 창업주가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다.
금양 측은 "해외 송금에 필요한 행정 절차는 현지에서 모두 마무리됐지만, 자금 규모가 크다 보니 송금 실행 과정에서 예상하지 못한 지연이 발생했다"며 "긴급 이사회 의결을 거쳐 납입일을 연장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금양은 지난 17일 임시주총을 통해 스카이브 측 인사인 알 셰흐리 대표와 이태식 부사장을 신규 사내이사로 선임하는 안건을 의결하며 스카이브 유입을 위한 정지작업을 마쳤다.
그러나 납입일이 연기되면서 드림팩토리2 완공 일정에도 불확실성이 커졌다는 우려가 나온다. 현재 해당 공장은 공정률 85% 수준에서 멈춰 있는 상태다.
하지만 시장은 납득하지 못하는 눈치다. 스카이브 트레이딩&인베스트먼트는 올해 3월 설립된 신생 법인으로, 자본금 1억 원에 불과하다.
사우디 건설업체 스카이브T&C 창업주가 전액 출자했지만, 국내외 실적이 공개된 바 없다. 익명을 요구한 IB(투자은행) 관계자는 "고작 4개월 된 페이퍼 컴퍼니 수준의 법인이 수천억을 송금한다는 것이 전례를 찾기 어렵다"며 "단순 기술적 문제로 보기엔 이례적인 정황이 많다"고 지적했다.
이번 유상증자는 금양의 중장기 성장 전략과 직결된다. 드림팩토리2는 현재 공정률 85%로 마무리 단계에 있지만, 자금 유입 없이는 가동 시점이 늦춰질 수밖에 없다. 금양은 지난달 임시주총에서 스카이브 측 인사를 사내이사로 선임하며 유입 작업을 완료한 상태였지만, 일정 차질이 불가피해졌다.
금융투자업계에서도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한 시중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사우디 자본이라는 상징성에만 기대 유증 신뢰를 과도하게 선전한 측면이 있다"며 "납입 지연이 반복되거나 무산될 경우 기업 신뢰도에 심각한 타격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특히 금양의 경우 지난해부터 연이어 호재성 재료로 급등과 급락을 반복하며 ‘테마주 리스크’의 중심에 서 있었던 만큼, 신뢰 회복이 더디면 시장 전반에 불신을 초래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회사 측은 "납입 지연으로 심려를 끼쳐 드려 깊이 사과드린다"며 "책임감을 갖고 납입이 조속히 완료될 수 있도록 모든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