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GA, 글로벌 VC·강성부 펀드 등에 업고 가상자산 트레저리 뛰어드나

소라벤처스·강성부 펀드 등 345억 유증 참여…최대주주 변경도

▲SGA 주가 그래프. (출처=키움증권 HTS)

SGA가 가상자산을 포함한 디지털자산 사업 진출을 기대케 하며 대규모 자금 조달에 나선다. 동시에 최대주주 변경까지 예고돼 향후 행보에 관심이 쏠린다. 일견 최근 주식시장을 강타하고 있는 ‘가상자산 트레저리’ 열풍에 합류할지 이목이 집중된다.

15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SGA는 전날 이사회를 통해 9월 10일 임시주주총회를 개최하고, 사업 목적에 △디지털자산(가상자산 포함)의 취득, 보유, 운용, 매각 관련 사업 △블록체인 기반의 자산의 개발, 유통, 판매 및 관련 기술의 연구개발 등을 추가하기로 결정했다. SGA가 향후 가상자산 트레저리(금고) 사업에 뛰어들 길을 여는 셈이다.

SGA는 사업 목적 추가와 함께 345억 원 규모의 제3자배정 유상증자도 결정했다. 신주 발행가는 586원으로 현재 발행 주식 수와 같은 5886만2249주의 신주가 발행될 예정이다. 유상증자 납입일은 임시주총일과 동일한 9월 10일로 예정돼 있다.

특기할 만한 점은 이번 유증을 통해 SGA에 투자할 참여자들이다. 이번 유증이 완료되면 SGA의 최대주주는 기존 SGA홀딩스에서 아시아 스트래티지 파트너스로 변경된다. 이 회사는 SGA 투자를 위해 7월 신설된 곳으로 톱윈인터내셔널(Top Win International Limited)이 최대 출자자(9.9%)이며 이외에 소라벤처스II마스터펀드(Sora Ventures II Master Fund·7.4%), 소라벤처스(Sora Ventures·7.4%) 등이 주요주주로 있다. 탑윈인터내셔널은 나스닥 상장사로 최근 디지털 자산 분야에 적극 투자하고 있으며 소라벤처스는 글로벌 블록체인 전문 벤처캐피털(VC)이다.

이외에 ‘강성부 펀드’로 알려진 케이씨지아이(KCGI)와 현재 법인 설립이 진행 중인 패스파인더홀딩스가 유증에 참여한다.

개인 투자자로는 일본 상장 기업인 메타플래닛의 대표이사 겸 CEO인 사이먼 게로비치(Simon Gerovich)가 이름을 올렸다. 메타플래닛은 현재 1만6000개가 넘는 비트코인을 보유하고 있으며 2027년 말까지 21만 비트코인을 보유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SGA는 유증을 통해 마련한 자금으로 올해부터 2027년까지 매년 10억 원의 운영자금 용도 외에 신규 사업 등에 올해 215억 원, 2026~2027년에 각각 50억 원씩 쓸 예정이다.

SGA의 행보는 최근 국내 주식시장에서 불고 있는 ‘가상자산 트레저리’ 사업 확대 움직임과 궤를 같이 하는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해선 국내 상장사 중 가장 많은 비트코인을 보유한 비트맥스는 ‘한국판 마이크로스트래티지’를 표방하며 꾸준히 비트코인 보유량을 늘리고 있다. 비트맥스는 현행 제도상 법인의 직접적인 가상자산 매매가 어려운 점을 고려해 최대주주가 비트코인을 매입한 후 회사에 매각하는 방식을 활용하는 등 적극적인 트레저리 전략을 펼치고 있다.

또 브릿지바이오테라퓨틱스는 미국 헤지펀드 파라택시스홀딩스에 경영권이 인수되면서 사명을 ‘파라택시스코리아’로 변경하고 비트코인 트레저리 사업을 주력으로 삼겠다고 발표해 눈길을 끌었다. 앱트뉴로사이언스 역시 ‘앱튼’으로 사명 변경과 함께 가상자산 트레저리 사업부를 신설하기로 하는 등 새로운 활로를 모색하고 있다.

SGA IR팀 관계자는 “납입일이 두 달여 남아 있기도 하고 워낙 갑작스레 이뤄진 내용이라 실무자 선에 전달된 내용이 제한적이어서 공시된 내용 외에 추가적으로 밝힐 부분이 없다”며 “다만 가상자산 관련 사업목적을 추가하고 블록체인 성격의 자금이 들어오는 만큼 향후 관련 사업이 진행될 순 있겠지만 현 시점에서 명확히 말할 수 있는 게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