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과 미국의 관세 협상 타결로 한국산 자동차에 대한 미국 관세율이 기존 25%에서 15%로 인하됐다. 증권업계는 이번 협상으로 현대차와 기아가 2025~2026년 기간 동안 총 4조 원 이상의 관세 비용을 절감할 것으로 전망하며 관세 불확실성이 해소된 점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2일 KB증권에 따르면 한미 무역협상 타결로 현대차는 2조 원, 기아는 1조7000억 원의 관세비용 부담이 경감될 것으로 예상됐다. 하나증권은 관세율 15% 적용 시 현대차·기아의 총 관세 부담액이 기존 10조5000억 원에서 6조3000억 원으로, 4조2000억 원가량 감소할 것으로 분석했다.
일각에서는 기존 2.5%의 무관세 혜택이 사라지면서 가격 경쟁력이 약화할 것이라는 우려도 제기됐지만, 삼성증권은 이를 오해로 일축했다. 멕시코나 캐나다에 생산 비중이 높은 경쟁사들과 비교했을 때, 한국 업체가 가장 유리한 위치를 차지하게 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현재 멕시코산 자동차에 대한 관세는 25%가 적용되고 있으며, 이는 멕시코 생산 비중이 높은 GM, 포드 등 미국 업체들과 일본·유럽 업체들에 불리하게 작용하리란 판단이다.
이와 관련해 기아의 경우 멕시코산 자동차를 미국으로 수출하고 있어 관세 부담이 현대차보다 상대적으로 클 수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하지만 현대차와 기아는 미국 내 메타플랜트 가동을 통해 생산 비중을 확대하며 관세 노출을 줄여나갈 계획이다.
전문가들은 또한, 한미 무역협상 타결과는 별도로 현대차그룹의 정의선 회장이 미국으로 출국했다는 보도가 있었던 만큼 현대차그룹이 미국 정부와 별도의 협상을 추진할 가능성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아울러 관세 불확실성 해소는 완성차 업체들의 주가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했다.
하나증권 송선재 연구원은 “8월부터 미국 자동차 관세율 변화(25%→15%)를 적용하면, 현대차·기아의 3분기·4분기 합산 영업이익 추정치는 기존 5조5000억 원·5조1000억 원에서 신규 6조 원·6조 원으로 각각 9%·16% 상향될 수 있다”며 “관세 불확실성 제거로 밸류에이션상 20% 상승 여력을 보유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다만 자동차 시장의 저성장과 전기차·자율주행차 부문에서의 더딘 기술적 진전 속도 등을 고려할 때 밸류에이션이 박스권 상단을 돌파하고 상승이 지속하기까지는 시일이 필요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삼성증권 임은영 연구원은 “현대차·기아는 미국 시장점유율 증가, 웨이모 및 GM과의 협력으로 미국 모빌리티 산업의 핵심 밸류체인으로 떠오를 전망”이라며 주가 하락을 매수 기회로 활용하기를 권유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