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 매파적 발언으로 판단하며 장중 급락
국제유가, 3거래일 연속 상승세 이어가

뉴욕증시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5회 연속 기준금리를 동결하기로 했다는 소식에 약세를 보인 가운데 나스닥 종합지수는 메타·마이크로소프트(MS) 호실적 발표로 막판 상승하는 등 혼조 마감했다.
30일(현지시간)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171.71포인트(0.38%) 하락한 4만4461.28에 마감했다. S&P500지수는 7.96포인트(0.12%) 내린 6362.90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는 31.38포인트(0.15%) 오른 2만1129.67에 거래를 마쳤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4.25~4.5%로 동결한다고 발표했다. 5회 연속으로 기준금리를 동결하기로 한 것이다.
파월 의장은 기자회견에서 9월 금리 인하 전망에 대해 “현 정책이 부적절하게 미국 경제의 발목을 잡고 있다고 보지 않는다”라며 “9월 회의에 대해 어떤 결정도 내리지 않았고, 해당 회의에 앞서 얻는 모든 정보를 고려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연준 청사 공사 현장을 찾아 파월 의장 앞에서 기자들에게 “(연준이) 금리를 낮춰주면 좋겠다”라고 압박 수위를 높였음에도 파월 의장은 아랑곳하지 않았다.
이날 파월 의장의 기준금리 동결 발표 전까지 전장 대미 강세를 보였던 S&P500 지수와 다우지수는 장중 하락 전환했다. 시장에서 파월 의장의 발언을 9월에도 금리 인하가 없을 것이란 매파적인 발언으로 받아들이며 투자 심리가 위축된 영향이다.
데이비드 켈리 JP모건 수석 글로벌 전략가는 “9월 연준 회의까지 인플레이션 수치는 상당히 악화할 것으로 보인다”라며 “향후 몇 달 안에 관세전쟁 여파가 더 명확해지며 9월 금리 인하를 정당화하기 더 어려운 환경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메타와 MS의 호실적 발표로 장 막판 저가 매수세가 유입되며 S&P500은 낙폭을 줄였고, 나스닥지수는 상승세로 반전했다.
메타는 올 2분기 매출이 475억 달러, 주당순이익(EPS)은 7.14달러라고 발표했는데, 이는 금융정보업체 LSEG가 집계한 시장 예상치를 웃도는 수치였다. MS도 2분기 매출 764억4000만 달러, EPS는 3.65달러라고 발표했는데, 이 역시 LSEG가 집계한 시장 예상치를 웃돌았다.
채권 수익률은 상승했다. 10년 만기 미 국채 수익률은 이날 뉴욕증시 마감 직전 4.37%로 전 거래일 대비 4bp(1bp=0.01%) 올랐다. 통화정책에 민감한 2년 만기 미 국채 수익률은 전장 대비 6bp 상승 마감했다.
국제유가는 3거래일 연속 상승세를 이어갔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0일 내로 전쟁을 끝내지 않으면 대러 제재를 강행하겠다며 러시아를 재차 압박한 영향이다.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9월물 미국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는 전 거래일 대비 0.79달러(1.14%) 상승한 배럴당 70달러에 마감했다. 런던 ICE선물거래소에서 9월물 브렌트유는 0.96달러(1.32%) 오른 배럴당 73.47달러로 집계됐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러시아에 10일 내로 우크라이나 전쟁 종식을 위한 진전 노력을 보이지 않으면, 고강도의 경제 제재 조치를 시행하겠다고 압박했다. 이는 기존 50일 시한보다 크게 앞당겨진 것으로 러시아산 원유를 수입하는 국가들에 대해 100%에 달하는 2차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경고했다.
이미 트럼프 대통령은 인도 측에 다음 달 1일부터 25%의 관세를 부과하고, 러시아산 무기나 석유 거래가 있을 시 별도의 제재를 추가하겠다고 예고했다. 또한, 미 재무부는 중국에도 러시아 원유 수입과 관련해 비슷한 내용의 경고를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JP모건에서는 중국이 미국의 제재에 따를 가능성은 작다고 전망했지만, 인도는 따르겠다는 신호를 보낸 것으로 분석했다.
데니스 키슬러 BOK파이낸셜 수석 부사장 역시 “시장이 러시아 관련 관세 조치에 주목하고 있다”라며 “인도의 반응은 유가에 긍정적인 신호로 작용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미국의 견조한 경제지표도 유가 상승에 영향을 미쳤다. 미 상무부는 2분기 국내총생산(GDP)이 3.0% 증가해 시장 예상치였던 2.4%~2.6%를 크게 웃돌았다고 밝혔다. 소비 회복과 수입 감소가 성장률을 끌어올린 것으로 풀이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