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3200선 다섯 번째 돌파
닷새간 코스피 연속 상승
관세·증세 리스크 불구, 자본시장 개혁 드라이브가 상승 ‘모멘텀’

코스피가 2021년 이후 약 4년 만의 최고치를 기록하며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다섯 번째로 3200선을 돌파했다. 리스크로 작용하던 관세 협상과 증세 논의에도 불구하고 여권의 자본시장 개혁 드라이브가 ‘정책 모멘텀’으로 작용했다. 박스권에 갇혀 있던 증시가 다시 방향성을 되찾으며 ‘코스피 5000’ 공약을 향한 기대가 점차 현실화하고 있다.
29일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21.05포인트(0.66%) 오른 3230.57에 마감했다. 2021년 8월 10일(3243.19) 이후 약 4년 만의 최고치다. 2021년 7월 6일 기록한 역대 종가 최고치(3305.21)와 비교해도 2% 초반까지 근접했다. 미국과 EU 간 상호관세 유예 합의, 상법 추가 개정 가능성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면서 코스피는 장기 박스권 탈출 후 새로운 랠리 국면에 진입했다는 분석이다.
14일(3202.03), 15일(3215.28), 21일(3210.81), 28일(3209.52)에 이어 이날은 다섯 번째로 종가 기준 3200선을 웃돌았다.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2개월 가까이 코스피는 3200선을 전후로 제한된 박스권 흐름을 이어왔다.
최근 연속 상승과 함께 3200선 안착 흐름이 강화하고 있다. 코스피는 23일부터 이날까지 5거래일 연속 상승 장을 이어갔다.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닷새간 상승장을 기록한 것은 3번째다. 지난달 6일부터 12일까지의 5거래일 연속 상승(3015.57→3121.48)했다. 이후 지난달 20일부터 26일까지도 5거래일간 상승(3021.84→3135.46)한 바 있다.
정책 기대감은 이날 여당의 제도 개혁 행보와 맞물리며 증시의 상승 동력으로 작용했다. 더불어민주당 코스피5000 특별위원회는 이날 한국거래소를 방문해 자본시장 제도 개선과 신뢰 회복을 강조했다.
오기형 민주당 코스피5000특위 위원장은 “상법 개정 의지를 가지고 한 걸음 한 걸음 나아가고 있다”며 “그동안 ‘국장(국내 증시) 탈출은 지능 순’이라는 냉소가 있었지만 ‘국장 투자가 지능 순’이라는 기류가 확고히 형성될 때까지 제도 개선을 일관되게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민주당은 전날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법안심사소위원회에서 대형 상장회사에 집중투표제를 의무화하는 내용의 상법 개정안을 단독 처리했다. 앞으로 자사주 소각 의무화, 배임죄 완화 등 추가 입법도 추진할 계획이다.
다만 변수도 적지 않다. 미국의 상호관세 부과 시점(8월 1일)이 임박하면서 31일 구윤철 경제부총리가 워싱턴DC에서 베선트 미 재무장관과 최종 담판에 나설 예정이다. 한국이 일본이나 EU에 비해 불리한 조건을 수용할 경우 자동차·철강 등 수출주에는 부담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정부는 조선업 중심의 제조업 협력안을 내세워 관세 회피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세제 개편안도 시장의 잠재 리스크로 꼽힌다. 내달 초 발표 예정인 정부의 ‘2025년 세제개편안’에는 법인세 최고세율 인상(24%→25%), 상장주식 대주주 기준 강화(보유액 50억→10억 원), 증권거래세 인상, 배당소득 분리과세 축소 등이 포함될 가능성이 거론된다. 시장에서는 고배당 유인 약화와 세 부담 증대가 자금 유입 흐름에 제약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우려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