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지명 대통령이 29일 주재한 국무회의가 역대 최초로 생중계됐다. 중대재해 근절 대책을 주제로 장차관들과 공개 토론 형식으로 진행된 회의를 공개한 것으로, 이 대통령의 전격 지시로 이뤄진 조치다. 국정 논의 과정을 국민에게 투명하게 공개하겠다는 대통령의 의중이 반영된 것이다.
이날 오전 대통령실에서 열린 이 대통령 주재 국무회의는 초반 1시간 20∼30여분간 KTV와 유튜브 등을 통해 실시간 방송됐다. 생중계에는 참석자들의 입장 장면부터 국민의례, 신임 국무위원들의 인사, 이 대통령의 모두발언이 포함됐으며, 이어 중대재해 근절 대책에 대한 각 부처 장관들의 보고와 토론이 이어지는 모습까지 공개됐다.
그간 대통령의 모두발언 부분을 위주로 녹화 형식 공개만 이뤄져 왔던 국무회의에서 토론 내용이 실시간으로 전파를 탄 것은 처음이다.
이와 관련해 이규연 대통령실 홍보소통수석은 브리핑에서 "대통령은 국무회의에 앞서 중대재해 근절 대책은 국민 모두에게 가감 없이 알려야 할 사안이라며 토론 과정을 여과 없이 생중계하라고 지시했다"고 설명했다.
실제 이날 회의 생중계는 국무위원들조차 회의 시작 직전까지 모르고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대통령실 내부에서도 생중계 여부를 놓고 검토가 이어졌지만, 대통령의 의지가 워낙 강해 최종 결정이 내려졌다는 후문이다.
이 대통령은 경기도지사 재임 당시에도 직원 건의를 수용해 간부회의를 영상으로 공개한 전례가 있다. 이번 생중계 역시 국민과의 직접 소통을 중시하는 대통령의 국정 철학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대통령실은 앞으로도 국무회의 생중계를 이어갈지 여부에 대해 "안건의 성격에 따라 판단하겠다"는 입장이다. 국무회의에서 다뤄지는 사안 가운데에는 외교·안보 등 민감한 사안이 포함될 수 있어 모든 회의를 실시간으로 공개하기는 어렵다는 점이 고려된 것이다.
이 수석은 "중대재해 근절 대책은 사회적 이슈로 공개가 가능하지만, 안보 관련 사안은 공개에 제한이 있다"며 "이번 심층 토론 생중계는 일회성 조치이지만, 향후 여러 상황을 고려해 생중계의 범위와 횟수를 점차 확대해 나갈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