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벌 TSMC 제치며 큰 의미
퀄컴 등 추가수주 가능성 확대
2나노 공정전환⋯수율 안정화
하반기엔 엑시노스 2600 생산

삼성전자가 테슬라로부터 따낸 22조8000억 원 규모의 초대형 파운드리 수주는 장기 부진에 빠졌던 첨단 공정 사업의 반등 신호탄으로 평가된다. 게이트올어라운드(GAA) 공정을 일찌감치 도입했지만 수율 문제로 고전했던 삼성전자가 다시 글로벌 고객사로부터 기술 신뢰를 얻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는 해석이다. 특히 테슬라가 AI5 칩을 TSMC에 맡긴 뒤 다시 삼성의 AI6 칩으로 회귀한 것은 기술 경쟁력 회복의 방증으로 읽히는 대목이다.
특히 이번 계약은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대법원 판결로 사법 리스크를 완전 해소한 뒤 이뤄진 첫 대형 계약으로 향후 퀄컴 등 글로벌 빅테크 고객의 추가 수주로 이어질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이번 대규모 AI6 칩 수주로 향후 테슬라와 협력 관계가 더 강화할 것으로 관측된다.
테슬라는 AI4는 삼성전자에 생산을 맡겼지만, 그다음 세대인 AI5는 TSMC로 바꿨다. AI6에서는 다시 삼성전자를 택한 것이다. 삼성전자의 첨단 공정 기술력이 괄목할 정도로 성장한 것으로 해석되는 대목이다.
류영호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선단 공정에서 수주가 필요했던 삼성전자에게는 충분히 의미 있는 수주라 판단한다”며 “일론 머스크는 금액이 향후 더 높아질 수 있다고 언급했다. 이는 향후 ‘도조(Dojo) 2’ 수주까지 확대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고 설명했다.
블룸버그 통신도 이날 “삼성전자가 테슬라와 반도체 공급계약을 체결한 것은 2나노 칩 생산이 회복됐음을 의미한다”며 “이번 계약은 삼성의 파운드리 매출을 연간 10% 증가 시킬 것”이라고 보도했다.
이번 수주로 향후 빅테크 기업들의 선택을 받을 가능성도 커졌다는 평가다. 현재 미국 퀄컴은 삼성 갤럭시용 차세대 모바일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를 삼성전자 2나노 공정으로 생산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서는 이번 수주를 전환점 삼아 삼성전자 파운드리 사업이 부진을 딛고, 다시 활기를 찾을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 성과도 속속 나타나고 있다. 삼성전자는 폴더블폰 신제품인 ‘갤럭시 Z플립7’ 모델에 탑재되는 모바일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 ‘엑시노스 2500’을 3나노 공정으로 양산한 데 이어 하반기에는 내년 플래그십 모델인 ‘갤럭시 S26 시리즈’를 위한 ‘엑시노스 2600’을 2나노 공정으로 생산할 계획이다.
박용인 삼성전자 시스템LSI사업부장 사장은 11일 미래 공학인재 양성을 위한 멘토링 행사 '한국공학한림원 영 페스티벌'에서 취재진과 만나 “엑시노스 2500에 이어 엑시노스 2600을 차근차근 잘 준비하고 있다”며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라고 자신하기도 했다.
이외에도 삼성전자는 5월에 일본 닌텐도의 최신 콘솔 게임기 ‘스위치2’에 탑재되는 메인칩을 8나노 공정으로 생산하는 계약을 따낸 바 있다.
삼성전자는 하반기에 무엇보다 수율 안정화를 통한 2나노 공전 전환에 집중할 계획이다. 삼성전자는 게이트올어라운드(GAA) 기반의 2나노 1세대 공정인 ‘SF2’의 신뢰성 평가를 완료했으며, 2분기부터 양산하고 있다. 이와 동시에 2나노 2세대 공정의 고객사 수주에도 집중해 미래 성장 기반 마련에 주력할 방침이다.
노미정 삼성전자 파운드리사업부 상무는 1분기 실적 발표 컨퍼런스콜에서 “2나노 2세대 최적화 공정은 고객사 설계를 지원할 기술 인프라를 적기에 구축하고 있다”며 “고객사 수주에도 박차를 가하겠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