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라남도 함평의 한 마을에서 다문화 사회를 위한 특별한 유치원 설계안이 국제 공모전에서 수상하며 주목받았다. 미국 아이비리그 건축대학 출신 젊은 디자이너 4인 김지훈·서보슬(이상 코넬대), 한윤정·현가흔(이상 컬럼비아대)이 손을 잡고 기획한 설계안이 세계적 건축 공모전에서 가작을 수상하며 철학과 창의성을 인정받은 것.
이 프로젝트는 '유치원은 사회화의 첫 무대'라는 생각에서 출발했다. 다문화 가정이 많은 함평의 현실을 반영해 '다름이 자연스러운 환경'을 만드는 방법을 고민했다. 설계팀은 한국의 전통 퍼즐인 '칠교놀이'에서 모티브를 얻어 각기 다른 조각들이 모여 하나의 정사각형을 이루듯 다양한 배경의 어린이들이 한데 어우러지도록 설계 방향을 잡았다.
유치원 건물은 분절된 여러 교실, 놀이터, 휴게공간, 마당이 퍼즐처럼 배치돼 있지만 전체적으로 유기적인 연결성을 가진다. 교실마다 방향이 달라 햇살과 바람을 다르게 받아들이며 어린이들은 같은 공간에서 매일 새로운 경험을 할 수 있다.
외부 마당 역시 단순한 놀이터를 넘어 지역 주민과 세대를 잇는 쉼터로 활용된다. 공동 텃밭도 운영해 아이들과 어른이 함께 식물을 가꾸며 자연스럽게 교류하는 '열린 마을 공간'이다.
건물 재료도 지속가능성과 지역성을 고려했다. 구조는 목재와 친환경 자재로 시공하며 외장 일부는 황토를 가공해 만든 테라코타로 마감했다. 지붕에 내린 빗물은 모아 텃밭 가꾸기와 내부 물 사용에 재활용한다.
설계팀은 "다른 조각이 퍼즐처럼 어울리는 공간을 유치원 구조에서 실험했다"며 "건축은 물리적 공간이자 사회적 질문을 담는 그릇"이라고 설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