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부산시립박물관(관장 정은우)이 일본 쓰시마박물관(관장 마치다 가즈토)과 우호교류협정을 맺고 공동 발굴·학술연구·전시 교류 등 장기적 협력 체계를 구축한다. 양측은 비공식 교류를 이어왔지만, 이번 협정 체결로 협력 범위와 지속성이 한층 강화될 전망이다.
부산박물관은 지난 24일 오후 5시 박물관 회의실에서 공식 협정 서명식을 개최했다고 27일 밝혔다. 협정서에는 △소장 자료 상호 활용 △전시 콘텐츠 교류 △공동 조사 및 연구 △전문 인력 교류 확대 △연구 성과 공유 △홍보 협력 등이 포함됐다.
부산과 쓰시마는 지리적으로 50㎞ 남짓 떨어져 있어 역사적으로 교류와 갈등이 반복된 지역이다. 조선통신사, 대마도 도주가(對馬島宗氏)와의 외교 관계, 해양 무역 등 양측의 문화적 접점은 수백 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부산박물관은 "이번 협정은 단순한 전시 협력을 넘어 양국 간 오랜 역사적 연계를 문화 교류의 자산으로 전환하려는 시도"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두 기관은 그간 비공식적으로 전시 관람, 학예사 교류, 자료 조사 등을 이어왔으나, 체계적인 협력 틀은 부재했다.
협정 체결에 따라 공동 발굴 조사와 학술 연구가 가장 먼저 추진된다. 부산박물관 관계자는 "양측이 보유한 사료·유물 데이터를 상호 공유하면 동아시아 해양교류사 연구의 폭이 넓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공동 전시를 통해 시민들이 직접 그 성과를 확인할 기회도 확대된다. 부산박물관은 "자료 교류와 전시 협력은 시민들의 전시 만족도를 높이고, 국제적 안목을 키우는 데 기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전문 인력 교류는 박물관 현장의 역량 강화로 이어질 전망이다. 학예사, 보존처리 전문가 등 실무자가 현지 교류를 통해 조사 기법과 전시 기술을 공유하면, 부산박물관의 글로벌 네트워크 확장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정은우 관장은 "이번 협정을 계기로 시민들에게 더 다양한 문화 경험을 제공하고, 박물관의 국제 협력 위상을 높일 것"이라며 "양 박물관이 단순한 기관 간 교류를 넘어 지역과 국제사회의 문화교류 활성화에 기여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문화계 관계자는 "국제 교류 협정은 서명에 그치는 경우가 많다"며 "실제 시민이 체감할 수 있는 전시·연구 성과로 이어지느냐가 관건"이라고 지적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