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필리핀과 무역협상 타결⋯상호관세 19%"

이전 관세 서한 통보 때보나 1%p↓
무역 이외에 군사적 협력관계 강화
필리핀, 미국산 수입품 무관세 적용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페르디난드 마르코스(오른쪽) 필리핀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마치고 기념 촬영에 나서고 있다. (워싱턴/EPA연합뉴스)

무역협상을 이어온 미국과 필리핀이 최종 합의했다. 미국은 필리핀 수입품에 19% 상호관세를 적용하고 필리핀은 미국에서 건너온 상품에 0% 관세를 부과하기로 했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22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트루스소셜을 통해 "백악관에서 페르디난드 마르코스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갖고 이같이 합의했다"고 적었다. 필리핀은 미국산에 무관세를, 미국은 필리핀산에 19% 관세를 부과하는 게 이번 협상의 골자다.

애초 트럼프 대통령은 4월 상호관세를 처음 발표할 당시에는 필리핀에 17%를 적용한다고 밝혔지만, 9일 서한을 보냈을 때는 이를 20%로 올렸다. 이번 합의에서 관세율을 1%포인트(p) 낮추는 데 그쳤다.

마르코스 대통령은 관세를 낮추고자 미국을 직접 방문해 오랜 동맹 관계를 강조하며 자국 최대 수출시장인 미국으로부터 더 나은 통상 조건을 얻고자 했다. 그럼에도 관세율 대폭 하향 조정에 실패한 점은 미국의 동맹국들이 글로벌 무역흐름 재편이라는 트럼프의 의도에 그대로 노출됐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블룸버그는 풀이했다. 미국은 지난해 필리핀에 49억 달러(약 6조7700억 원)의 무역수지 적자를 기록했다. 양국의 총 교역규모는 235억 달러에 달했다.

또 필리핀은 자국 산업에 타격을 줄 수 있다는 우려로 미국에 무관세 혜택을 제공하는 것을 꺼렸지만, 베트남과 인도네시아처럼 결국 트럼프의 주장을 따를 수밖에 없게 됐다.

아울러 트럼프 대통령은 트루스소셜에 “우리는 군사적으로 협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피트 헤그세스 미국 국방장관은 전날 마르코스 대통령과 만난 자리에서 “필리핀과의 상호방위조약은 남중국해를 포함해 태평양 어디에서든 적용된다”고 말했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정상회담 때 중국 방문 계획과 관련한 기자 질문에는 “아마도 그리 머지않은 미래에 중국을 방문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만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