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BSI 92.6…美 상호 관세 우려에 기업 심리 ‘흔들’

한경협, 8월 기업경기실사지수(BSI) 조사
3년 5개월 연속 기준선 하회
美 상호 관세 현실화 우려에
제조·비제조업 모두 부진 전망

(출처= 한국경제인협회)

국내 주요 기업들의 경기 전망이 좀처럼 나아지지 않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2기 미국 행정부의 상호 관세와 내수 침체 등이 맞물리면서 제조업과 비제조업 모두 부정적인 전망을 보이고 있다.

23일 한국경제인협회가 매출액 기준 600대 기업을 대상으로 기업경기실사지수(BSI)를 조사한 결과, 올해 8월 BSI 전망치는 기준선 100을 밑돈 92.6을 기록했다. BSI는 2022년 4월부터 3년 5개월 연속으로 기준선을 밑돌고 있다.

7월 BSI 실적치는 90.0으로 조사됐다. 2022년 2월(91.5)부터 3년 6개월 연속 부진 흐름이다. 그만큼 기업들의 실적 부진 흐름이 장기화하고 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업종별로 보면 제조업(87.1)과 비제조업(98.3) 모두 부진이 이어질 전망이다. 제조업 BSI는 지난해 4월 이후 1년 5개월 연속 부진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특히 해당 지수가 두 달 연속 80대를 기록한 것은 지난해 12월(89.9)과 올해 1월(84.2) 전망 이후 처음이다. 반면 지난달 기준선 100을 넘어선 비제조업 BSI는 8월 들어 경기 전망이 부정적으로 전환됐다.

제조업 세부 업종 10개 중에서는 의약품(125.0)과 전자 및 통신장비(111.1)가 호조 전망을 보였고, 기준선에 걸친 식음료 및 담배(100.0)를 제외한 섬유·의복 및 가죽·신발(50.0) 등 7개 업종은 모두 부진이 예상됐다.

한경협 측은 “현재 미국의 관세 압박으로 대미 수출이 감소하고 있는 상황에서 다음 달 1일부터 25%의 상호 관세마저 현실화할 것을 우려해 수출 제조기업들의 경기심리가 크게 위축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또 호조 전망을 보인 두 개 업종에 대해서도 미국이 품목별 관세 부과를 예고하면서 기업들의 '밀어내기 수출'이 예상돼 경기 전망이 일시적으로 개선된 것으로 해석했다.

비제조업 7개 업종 중에는 계절적 수요가 기대되는 여가·숙박 및 외식(123.1)과 추경 및 민생회복 지원금 등 내수 활성화 정책의 영향을 받는 도소매(110.6)가 호조 전망을 보였다. 기준선 100에 걸친 전기ˑ가스ˑ수도(100.0)를 제외한 나머지 4개 업종은 부진이 전망됐다. 특히 수출 감소의 영향을 받는 운수‧창고가 7월 111.5에서 8월 96.0으로 급락했다.

조사 부문별 BSI는 모두 부정적으로 전망됐다. 내수(91.7)·수출(92.3)·투자(92.3)는 지난해 7월 이후 1년 2개월 연속 동반 부진이 이어졌다.

이상호 한경협 경제산업본부장은 “트럼프발 관세 폭탄과 극심한 수요 부진이 우리 경제와 기업들을 매우 어려운 상황으로 몰아가고 있다”며 “확장적 재정 정책 기조를 유지해 내수 급랭을 방지하고, 통상환경 개선을 위해 정부 노력을 보다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