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질없는 8월 중순 사전판매 위해 현장 점검 지속

올여름 기록적인 폭염과 집중호우가 반복되자, 유통가의 ‘추석 특수’ 준비에 비상등이 켜졌다. 예년보다 더 예측불허인 날씨에 소비자들이 추석 선물세트로 많이 찾는 사과, 배 등 과일류와 한우 등 축산물 물량 확보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는 탓이다. 대형마트와 백화점 등은 벌써부터 추석 대목 물량 공급에 차질이 없도록 현장 점검에 힘쓰고 있다.
22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추석 선물세트의 절대적인 물량을 책임지는 국내 빅3 대형마트·백화점은 10월 추석 대비 모드에 들어갔다.
이마트와 홈플러스, 롯데마트 등은 통상 추석 3개월 전부터 선물세트 품목과 물량 등을 기획하고 공급 확보에 나선다. 이미 수확이 완료된 품목을 저장해 파는 설 명절과 달리 추석은 7~8월에 나온 햇과일을 파는 만큼 현재 대형마트 상품기획자(MD)의 최대 미션은 농산물 산지 점검이다. 이마트는 지난해 구축한 이마트∙트레이더스∙에브리데이 등을 아우르는 ‘통합 매입’ 체계를 바탕으로 상품의 가격 경쟁력 확보에 사활을 걸고 있다. 이마트 관계자는 “수해 상황 확인을 위해 산지 점검도 꾸준히 하고 있다”고 말했다.
롯데마트는 아직 안심할 수 없는 폭염∙폭우에 대비해 산지 다변화와 함께 스마트팜 농산물 확대 등 안정적인 공급체계 구축에 주력하고 있다. 홈플러스 관계자는 “축산ㆍ과일세트는 지역별 상황을 예의주시하며 산지 다변화 필요 시 즉각 대응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대형마트는 수온 변화에 민감한 수산세트의 경우 상대적으로 공급이 용이한 멸치, 김 등 건식 중심으로 구성할 예정이다. 관련 제품은 현재까지 물량 확보를 완료해 추석 시즌 판매에 문제가 없을 전망이다.
백화점업계는 추석 선물세트를 채우는 품목의 물량 확보를 위해 약 1년 전부터 작업에 나섰다. 이로 인해 올 여름 기록적인 폭염∙폭우에 따른 문제가 크지 않다고 전했다. 다만 과일류의 경우, 백화점업 특성상 과형에 특색이 있거나 과색이 선명한 상품 확보가 중요한데, 특히나 매입 산지 규모가 제한적이고 준비 기간이 길어 공을 많이 들인다. 롯데백화점 측은 “설 직후부터 매입팀이 상시 판매 프리미엄 상품과 함께 추석 명절 상품 준비에 착수했다”며 “농가 및 산지유통센터(APC) 저장고 내 물량을 확보해 올 추석 걱정은 없는 편”이라고 말했다.
신세계백화점은 ‘셀렉트 팜(Select Farm)’이란 제도를 통해 지정된 산지 20~30곳에서 고품질 과일을 엄선, 유통∙판매까지 철저히 하고 있다. 신세계백화점 관계자는 “망고 대표 산지인 전남 영광의 경우, 폭우와 폭염 등에 대응하기 위해 스마트팜과 화분재배를 활용해 생산 중”이라며 “특히 화분재배는 지면을 통한 수분흡수를 하지 않아 집중호우 영향이 없다”고 설명했다. 현대백화점은 “(농축수산물) 수급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으나 추석 선물세트 물량 확보에 문제가 있는 건 아니라 현재로선 큰 타격은 없을 전망”이라고 전했다.
그럼에도 대형 유통업체들은 만약의 기후변화를 예의주시하며 수급 상황 관련 상시 점검을 위한 긴장의 끈을 놓치 않고 있다. 이날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16일부터 집중호우로 충청권, 전남권을 중심으로 농작물 침수 등 피해가 발생했다. 벼, 콩, 쪽파, 대파, 수박 등 농작물 2만5065헥타르(ha)가 침수했고 가축은 한우 529마리, 돼지 855마리, 닭 142만9000마리 등이 피해를 당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이로 인해 농축산물 가격도 상승세다. 유통업계는 배, 사과, 한우 등 추석 수요가 큰 상품의 주산지 및 농∙축가를 중심으로 현장 점검을 지속하겠다는 입장이다.
올해 대형마트∙백화점 추석선물세트 예약 및 본판매 일정은 8월 중순부터 시작 예정이다. 신세계백화점은 8월 26일부터 9월 14일까지 예약판매 후 9월 16일부터 10월 4일까지 본판매에 들어간다. 현대백화점은 8월 27일부터 9월 15일까지 사전예약판매 후 9월 16일부터 10월 5일까지 본판매를 진행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