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현대글로비스가 또 한 번 분기 기준 최대 실적 경신을 예고했다. 관세 영향을 비켜간 데다 비계열 물량 확대와 운임 인상이 겹치며 수익성이 크게 개선된 결과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글로비스는 24일 2분기 실적을 발표할 예정이다. 주요 증권사들은 현대글로비스의 매출이 7조5391억 원, 영업이익은 5132억 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각각 6.7%, 16.8% 증가한 수치로 특히 영업이익은 1분기(5019억 원)를 넘어 역대 최대 실적을 다시 경신할 것으로 보인다.
부문별로는 해운 부문이 실적 개선을 주도했다. 자동차 운반선(PCTC) 운임 인상과 함께 북미향 계열 물량 감소분을 중국과 유럽 중심의 비계열 물량으로 대체하면서 외형 성장과 수익성 개선을 동시에 이끌었다. 벌크선 부문도 소폭 증가했고 주요 완성차 업체의 수출 확대에 따라 글로벌 해상 물동량 증가세도 이어졌다. 물류 부문은 견조한 출하량을 유지하며 안정적인 실적을 기록한 것으로 분석된다.
유통 부문에서는 반조립부품(CKD)을 중심으로 매출 증가가 이어졌다. 미국의 고율 관세가 완성차와 일부 부품에 국한된 반면, CKD는 해당되지 않아 손익에 미치는 영향이 없었다. 미국 현대차그룹의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가 본격 가동에 들어가면서 CKD 수출 증가에도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특히 미국과 유럽의 전기차 수요 확대는 향후 CKD 물동량 증가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는 기대도 나온다.
미국발 관세의 영향은 3분기부터 본격적으로 반영될 것으로 보이나, 현대글로비스 실적에는 제한적일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미국 입항 수수료 기준이 차량 수(CUE) 기준에서 중량 기준으로 바뀌며 부과 부담이 기존의 3분의 1 수준으로 낮아졌고 중국산 선박 비중도 낮아 관세 회피 여력이 크다는 평가다. 오히려 중국발 유럽향 해상 운송 수요 증가와 비계열 화주 확대 등 구조적인 수익성 개선 흐름은 하반기에도 이어질 전망이다.
업계는 현대글로비스가 글로벌 공급망 재편 과정에서 효과적으로 대응하고 있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전기차와 스마트카의 확산으로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의 생산 거점이 분산되는 가운데 현대글로비스는 높은 선박 가동률과 글로벌 물류망을 기반으로 운송 수주를 빠르게 확보하고 있다. 실제로 비계열 물량 비중은 꾸준히 상승하며 수익 구조의 다변화를 이끌고 있다.
업계는 현대글로비스가 올해 영업이익 2조 원 안착에 바짝 다가선 것으로 보고 있다. 현대차증권은 올해 영업이익을 전년 대비 14.8% 증가한 2조136억 원으로, 메리츠증권은 2조965억 원으로 각각 전망했다. 업계 관계자는 “현대글로비스는 관세 환경 변화에도 선제적으로 대응하며 비계열 화주 확대에 속도를 내고 있다”며 “중국발 유럽향 해상 운송 증가, 미국 CKD 수출 확대 등 구조적 변화가 실적 방어뿐 아니라 중장기 성장 기반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