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여동생인 최기원<사진> SK행복나눔재단 이사장이 ‘전대(轉貸)’ 등 부동산 간접 투자에 속도를 내고 있어 관심이 쏠린다.
2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SK그룹 계열사 유관은 최근 아하리얼에셋1호에 25억 원을 투자하며 부동산 간접 투자 목적을 분명히 했다. 투자를 위한 재원은 최 이사장의 주머니에서 나온 것으로 보인다. 아하리얼에셋1호 취득이 이뤄진 4일에 앞서 하루 전날 유관은 최 이사장으로부터 4.6%의 이자율로 25억 원을 단기 차입했다.
유관은 최 이사장이 전대 등 부동산 임대업 등을 위해 2024년 1월 설립한 회사로 최 이사장이 100% 지분을 가진 개인 회사다. 전대는 빌린 물건을 다시 다른 사람에게 빌려주는 행위로, 주로 임차인이 공간 일부를 활용하거나 장기간 비워두는 경우 빈 공간을 활용해 수익을 창출하거나 주거비 부담을 줄이기 위해 이뤄진다.
최 이사장은 설립 초기부터 유관에 대한 강한 의지를 보였다. 자본금 9억 원에 설립한 후 작년 9월 유상증자를 통해 41억 원의 사재를 추가 투입하며 사업 확장에 힘을 실었다. 최근의 단기 차입까지 포함하면 총 75억 원이 투입된 셈이다. 최 이사장은 SK 지분 6.61%를 갖고 있어 배당 재원 등을 활용한 추가 투자 등에도 이목이 쏠린다.
최 이사장의 전폭적인 지원 속에 유관은 지난해부터 활발한 투자를 이어왔다. 유관은 작년 7월 전대 사업을 위해 보림실업으로부터 419.84㎡ 규모의 건물을 6억 원에 임차하고 5억6000만 원을 들여 인테리어 등 시설공사 투자를 단행했다. 이어 10월에는 CJ CGV와 145.2㎡ 부동산을 1억 원에 전차(재임대)하고 3억5000만 원의 인테리어 비용과 1억3000만 원 규모의 유형자산을 취득했다. 12월에는 177.82㎡ 부동산을 1억5000만 원에 임차하고 4억2000만 원을 들여 인테리어에 나섰으며, 올해 3월에는 2억2000만 원의 유형자산을 추가 취득하는 등 꾸준히 투자 규모를 늘리고 있다.
한편 유관은 설립 첫해부터 매출 21억 원, 영업이익 4억 원을 기록하며 성공적인 출발을 알렸다. 앞서 최 이사장이 지분은 없지만 수백억 원의 돈을 빌려주는 등 실제 지배력을 행사하는 것으로 보이는 관광숙박시설 운영업체 플레이스포가 청산 절차를 밟았던 것과 대조적인 결과다. 2015년 5월 설립된 플레이스포는 제주도에 4성급 관광호텔을 지어 숙박업을 운영했으나 실적 부진이 이어지면서 2022년 완전자본잠식에 빠졌으며, 2년 뒤인 2024년 임시 주총에서 해산을 결의하고 올해 5월 최종 청산 등기를 마쳤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