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찬대 37.35%로 고전…남은 3개 권역 관건
호남·수도권 표심이 당대표 경선 최종 분수령

더불어민주당 당대표 경선에서 정청래 후보가 충청권에 이어 영남권에서도 압승을 거두며 초반 기선 제압에 나섰다. 두 차례 경선에서 모두 60% 이상의 득표율을 기록한 정 후보는 누적 득표율 62.65%로 박찬대 후보(37.35%)와의 격차를 25%포인트 이상 벌리고 있다.
민주당 중앙당선거관리위원회가 20일 발표한 제2차 임시전국당원대회 영남권 권리당원 투표 결과에 따르면, 정청래 후보는 유효투표 6만5332표 중 4만868표를 얻어 62.55%의 득표율을 기록했다. 박찬대 후보는 2만4464표로 37.45%에 그쳤다.
이로써 충청권과 영남권 2개 권역의 누적 집계 결과, 정 후보는 총 7만6010표(62.65%)를 획득했고, 박 후보는 4만5310표(37.35%)에 머물렀다. 전체 선거인단 20만8444명 중 12만1320명이 투표에 참여해 누적 투표율은 58.20%를 기록했다.
이번 영남권 투표율은 65.57%로 충청권(51.46%)보다 14%포인트 이상 높았다. 전국적인 폭우 피해로 현장 행사가 온라인으로 대체됐음에도 불구하고 권리당원들의 참여가 활발했던 것으로 풀이된다.
정 후보는 이날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민심을 이기는 정권은 없고 당심을 이기는 당원은 없다"며 "어제에 이어 부족한 저에게 과분한 지지 보내준 당원 동지들께 깊이 감사드린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오늘 영남권 투표 개표가 있었는데 65%라는 역대급 투표율에 정말 깜짝 놀랐다"며 "선거가 끝날 때까지 낮고 겸손하고 간절한 마음으로 당원들 마음을 헤아리면서 겸손한 자세로 최선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정 후보는 권리당원에서 압도적 우세를 보이며 ‘대세론'을 공고히한 모습이다. 박 후보로선 26일 호남권에서 ‘골든크로스’를 노려야 하는 상황에 놓이게 됐다. 남은 순회경선은 호남권(7월 23~26일), 수도권(경기·인천, 7월 24~27일), 서울·강원·제주(7월 30일~8월 2일)로 예정되어 있다.
호남권은 전체 권리당원이 밀집한 최대 표밭으로, 이곳의 결과가 당대표 경선 판세에 중대 분기점이 될 전망이다. 호남권은 민주당의 전통적 핵심 지지 기반이자 권리당원 약 33%가 분포한 최대 권역이다. 전체 권리당원(112만 명) 중 약 37만 명이 호남에 속한다. 후보들은 ‘호남 당심’을 잡기 위해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
정 후보가 호남에서도 60% 이상의 득표율을 유지한다면 사실상 대세가 굳어질 것으로 보인다. 반면 박 후보가 호남에서 상당한 격차로 추격에 성공한다면, 수도권 경선에서 역전의 발판을 마련할 수 있을 전망이다.
이날 온라인으로 진행된 영남권 합동연설회에서 정 후보는 "싸움은 제가 할 테니 이재명 대통령께서는 일만 하십시오"라며 정치적 다툼을 도맡는 '방패' 역할을 자임했다. 그는 "검찰개혁, 언론개혁, 사법개혁을 전광석화처럼 해치우겠다"며 "추석 귀향길 자동차 라디오 뉴스에서 검찰청이 폐지되었다는 기쁜 소식을 들려드리겠다"고 약속했다.
반면 박찬대 후보는 "이재명 대통령이 다 가볼 수 없는 민생 현장으로 달려가겠다"며 현장 중심의 '발' 역할을 강조했다. 그는 "수해 현장으로 달려가 맨손으로 무너진 지붕을 다시 일으키는 일, 국민의 손을 잡아주는 일을 하겠다"고 밝혔다.
민주당은 8월 초까지 전국 순회 경선을 진행한 뒤, 8월 2일 임시 전국당원대회에서 최종적으로 새 당대표를 선출할 예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