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혜순 시인이 시집 '죽음의 자서전'으로 독일 세계문화의 집(HKW)이 수여하는 국제문학상을 받았다. 최초의 아시아인 수상자이자 시집으로 이 상을 받은 첫 작가라는 영예를 얻게 됐다.
17일(현지시간) HKW은 국제문학상 시상식에서 올해의 수상작을 밝히고 김 시인과 그의 시집을 독일어로 번역한 박술, 울리아나 볼프 번역가에게 공동으로 상을 수여했다.
'죽음의 자서전'은 대산문화재단의 한국문학 번역출판 지원을 통해 독일어권에 소개됐다. 박술, 울리아나 볼프 번역가가 대산문화재단의 2023년 번역지원을, 독일의 문학출판사인 S.피셔 출판사가 2025년 출판지원을 받아 올 2월 출간했다.

'죽음의 자서전'은 김 시인이 2015년 경험한 '삼차신경통'이라는 신경계 질환을 앓으면서 집필하기 시작했다. 온몸이 전기가 감전되는 것 같은 고통 속에서 세월호의 참상 등 계속되는 사회적 죽음들을 위로하기 위해 써내려간 시들을 모은 책이다.
이 상은 매년 독일어로 번역된 현대문학 가운데 가장 뛰어난 작품을 선정해 시상하는 권위 있는 문학상이다. 작가와 번역가 공동 수상 형태로 상을 수여해 김 시인과 박술, 울리아나 볼프 번역가가 수상의 영예를 함께 안았다.
한강 작가 역시 2017년 '채식주의자'의 독일어 번역본으로 이 상의 최종 후보에 오른 바 있다. 국내는 물론 아시아를 통틀어서 이 상을 받은 것은 김 시인이 처음이다. 시집으로 수상한 첫 사례이기도 하다.
총상금은 3만5000유로(한화 약 5600만 원)이며, 작가에게 2만 유로, 번역가에게 1만5000유로가 주어진다.
김 시인은 앞서 캐나다 그리핀시문학상과 스웨덴 시카다상, 미국 전미도서비평가협회상 등을 받았다. 매년 유력한 노벨문학상 수상자로 거론되기도 한다.
대산문화재단 관계자는 "김혜순 시인의 잇따른 해외 문학상 수상 소식은 시인과 더불어 우리의 문학이 세계 무대에서 그 깊이와 보편적 가치를 인정받고 있음을 보여주는 중요한 성과"라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