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건설업계가 공사 효율성을 높이고 인력난을 타개할 목적으로 스마트기술 도입을 서두르고 있다. 이미 다양한 스마트건설 기술이 쏟아진 가운데 현장에 적용할 수 있도록 제도 정비와 지원책이 중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18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건설사들은 최근 빌딩정보모델링(BIM)이나 로봇, 인공지능(AI) 기술의 현장 적용을 확대하며 생산성 향상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특히 스마트건설을 구현하기 위한 핵심으로 꼽히는 BIM 환경 구축에 업체들이 앞다퉈 나서고 있다. BIM은 3D모델을 기반으로 건설 프로젝트의 기획, 설계, 시공, 유지관리에 이르기까지 전 과정에서 발생하는 정보를 통합 관리하는 기술이다. 설계, 시공상 문제점을 사전에 파악하고, 데이터 기반의 신속한 의사결정을 지원해 생산성과 안전성을 높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GS건설은 올해 초 조직 정비를 통해 BIM팀을 연구개발(R&D) 담당 조직 미래기술원 산하로 재편했다. 이를 통해 BIM팀과 연구개발 조직과의 시너지를 극대화한다는 구상이다. GS건설은 세계 10번째이자 동남아시아 최초인 싱가포르 종합 철도 시험센터(SRTC)를 건설하면서 BIM을 이용한 3차원 모델링 기술도 적용했다. 이를 통해 현장에서 발생할 수 있는 위험요소를 차단한 덕에 무재해 1400만 시간을 달성하고 공사도 제시간에 마쳤다.
금호건설도 지난달 자체 BIM 기술환경 구축을 완료했다. 향후 BIM 기술을 활용해 설계 검토와 수량 산출 작업 시간을 최대 50% 감축한다는 계획이다. DL이앤씨는 2020년 건설 업계 최초로 모든 공동주택 현장에 BIM 기술을 적용하며 관련 선도 업체로 꼽힌다.
로봇이나 AI 기술 활용도 다양해지고 있다. 삼성물산과 현대건설은 최근 공동으로 로보틱스 기반의 스마트건설 기술 개발과 도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두 회사는 2023년 4월 ‘건설 로봇 분야 에코 시스템(Eco-system) 구축 및 공동 연구 개발’에 대한 전략적 업무협약(MOU)을 체결하고 협업을 강화해 왔다.
두 건설사는 이달 초 공동 개발한 자재 운반 로봇을 선보이기도 했다. 이는 사람이 타지 않은 지게차 모양의 로봇으로, 건설 현장에서 자율주행 기술과 장애물 인식 기능을 활용해 자재를 옮기는 역할을 한다. 특히 자율주행 알고리즘과 장애물 인식 기술은 복잡한 현장에서도 효율적인 주행을 하도록 돕고, 원격 관제 시스템을 통해 대형 현장에서 통합 제어와 효율적 운영이 가능하게 했다. 이 외에도 현대건설은 무인 드론, 수중 드론, 원격제어 타워크레인 로봇, 양팔로봇 등 다양한 건설로봇을 선보인 바 있다.
이밖에 GS건설은 인공지능(AI) 기반 시공 매뉴얼 ‘자이북’, 다국어 번역 시스템 ‘자이보이스’ 등 현장 중심 디지털 솔루션을 도입해 활용 중이다.
업체들이 이처럼 스마트건설을 적극 추진하는 건 현장의 사고 비율을 낮추고 생산성과 품질을 개선하기 위해서다. 중대재해처벌법 등 안전 관련 법이 강화되고 전반적인 인력도 줄면서 예산을 투자해서라도 자동화 기술을 도입하는 게 중요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건설업계에서는 “안전 규제가 강화되고 인력난이 반복되면서 최신 기술 개발 속도가 더욱 빨라지고 있다”며 “다만 아직 현장에 적용하기에는 여러 행정적 걸림돌이 많고, 중견 건설사는 예산 등 여력이 부족한 만큼 지원책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