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드루즈족 폭력 탄압에 대응"
美ㆍEU 싱크탱크 “이란 겨냥 간접공격”
미국 국무부 마저 "심각한 우려" 표명

이스라엘이 시리아 수도 다마스쿠스를 공습한 가운데 중동과 유럽의 비난이 쏟아졌다. 이례적으로 미국 국무부까지 나서 “이번 공습에 심각한 우려를 표명한다”고 밝혔다. 미국과 유럽의 주요 싱크탱크는 “이스라엘이 중동의 새로운 위협으로 떠올랐다”고 분석했다.
16일(현지시간) AP통신과 이스라엘 방위군(IDF) 보도자료 등에 따르면 이날 이스라엘군은 시리아 다마스쿠스를 공습했다. 공격은 시리아 국방부와 군(軍) 지휘본부를 겨냥했고, 이들 건물 일부가 붕괴했다.
AP통신은 시리아 보건당국 발표를 인용해 “이번 공습으로 다마스쿠스에서 최소 1명이 숨지고 18명이 다쳤다”고 전했다. 이번 공습이 시작된 직후 알자지라 방송은 현장 생중계를 통해 공습 상황을 실시간으로 보도하기도 했다.
공습 이후 이스라엘군은 성명을 통해 “시리아 정부군이 남부 ‘드루즈족’을 폭력적으로 탄압했다. 공습은 그에 대한 대응”이라고 밝혔다.
반면 이스라엘을 향한 국제사회의 비난이 쏟아졌다. 현재 이스라엘은 지난달 24일부터 이란과 휴전 상태다. 위협적 언사를 주고받고 있으나 양측 모두 군사적 충돌은 멈춘 상태다. 이런 가운데 시리아 수도를 직접 타격한 이스라엘의 군사적 행동에 갖가지 해석이 이어지고 있다.
미국과 유럽의 주요 싱크탱크는 ‘드루즈족 탄압에 대한 조처’는 표면적 이유일 뿐, 실제는 이란을 겨냥한 간접적 공격이라고 분석했다.
미국 외교와 국방, 나아가 백악관의 정책에도 적잖은 영향력을 미치는 싱크탱크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는 “이란이 자국과 동맹인 시리아 국경 인근에 물류 및 병참 설비를 지속해서 구축해 왔다”라며 “이번 이스라엘의 공습은 이란의 동맹국을 겨냥한 공격”이라고 설명했다.
유럽 싱크탱크 유럽외교관계협의회(ECFR)도 “이란은 시리아와 레바논에 영향을 확대하기 위해 오랜 기간 외교와 국방전략을 추진해왔다”라며 “이번 시리아 공습은 이 연결고리를 끊으려는 시도”라고 풀이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중동과 유럽은 물론 미국까지 직접 나서 이번 공습에 대해 비난과 우려를 쏟아내고 있다.
튀르키예 외교부는 공습 이후 즉각 성명을 내고 “이번 공습은 시리아 정부의 안정화 노력을 방해하는 이스라엘의 공작”이라고 지적했다. 아랍에미리트(UAE) 역시 “시리아 주권에 대한 명백한 침해”라고 이스라엘을 비난하고 나섰다.
EU 역시 대변인 성명을 통해 “시리아 주권과 영토 보존을 전면적으로 존중해야 한다”라며 이스라엘의 공습을 경고했다. 독일 외교부는 “시리아가 안정화 단계에 도달하고 있는 만큼, 이런 군사적 행위는 절대 자제되어야 한다”고 밝혔다. 프랑스 외교부 역시 “우리는 시리아 과도정부를 지지한다. 이스라엘은 대화를 통해 협의를 이어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례적으로 이스라엘의 무력 행동과 관련해 전략적 동맹관계인 미국까지 나서 우려를 나타냈다. 마코 루비오 미국 국무장관은 이스라엘의 공습 소식이 전해진 뒤 "이스라엘과 시리아가 접촉하고 있다. 상황을 종료시킬 수 있기를 바란다"면서도 "우리는 이번 이스라엘의 공습을 심각하게 우려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