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나토 회원국의 비용 공동 부담 강조

카야 칼라스 유럽연합(EU) 외교·안보정책 고위대표가 미국의 우크라이나에 무기를 제공하겠지만, 비용은 유럽이 전액 부담하라는 요구에 미국도 비용을 함께 분담하길 원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15일(현지시간) 미국 정치매체 폴리티코에 따르면 칼라스 대표는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린 EU 외교장관회의 기자회견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우크라이나에 더 많은 무기를 제공하겠다고 발표한 것을 환영한다“면서도 ”미국이 비용 부담에 대한 책임을 함께 져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칼라스 대표는 “미국산 무기 비용을 유럽이 전부 부담한다면 그것은 미국의 지원이라고 말할 수 없고 유럽의 지원이라고 봐야 한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유럽 회원국은 우크라이나를 돕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면서 “모든 나토 회원국이 공평하게 똑같이 지원하기를 바란다는 것이 우리의 요청”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마르크 뤼터 나토 사무총장과의 회동 자리에서 패트리엇 미사일 등 미국산 무기를 우크라이나에 제공하겠다고 밝히면서도 그 비용은 모두 유럽의 나토 회원국들이 낼 것이라고 강조했다.
뤼터 사무총장 역시 이런 지원 방식이 지난달 나토 정상회의에서 합의했던 국내총생산(GDP)의 5%를 국방비로 지출하기로 한 약속을 이행하는 하나의 방식이 될 것이라며 트럼프 대통령의 결정을 지지했다.
유럽이 재정적 부담에도 불구하고 트럼프 대통령의 대납 방식에 지지를 표한 것은 무기 지원에 소극적인 행보를 이어온 트럼프 대통령을 설득하기 위한 어쩔 수 없는 방편으로 풀이된다.
당장 우크라이나에 지원할 무기가 부족한 상황에서 미국에 무작정 지원을 재개하라고만 말할 수는 없었기 때문이지만, 해당 자금을 단기간에 마련해야 하는 유럽의 고민도 커진 상황이다.
칼라스 대표의 이날 발언도 이러한 유럽의 고민을 염두에 둔 발언으로 해석된다. 또한, 나토 내에서도 우크라 지원에 난색을 보이는 국가가 나온 것 역시 칼라스 대표가 이번 발언을 한 이유로 지목된다.
페트르 피알라 체코 총리는 “체코는 이미 우크라이나 지원을 위한 다른 프로젝트에 집중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비용을 분담하지 않을 것이라 말했다.
체코는 지난해부터 서방의 여러 국가에서 걷은 자금으로 탄약을 공동구매 후 우크라이나에 지원해주는 ‘체코 이니셔티브’ 프로그램을 주도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