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재가 650억 유로로 대부분 차지
“협상 우선 공감대 속 보복 칼날도 세워”

유럽연합(EU)이 미국과의 통상 갈등이 고조되는 가운데 보잉항공기ㆍ자동차ㆍ버번위스키 등 720억 유로(약 116조 원) 상당의 2차 보복관세 조치 목록을 확정했다고 블룸버그통신이 1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EU 집행위원회는 206쪽 분량의 보복관세 물품 목록을 작성했다. 그 규모는 기업, 회원국과의 협의를 거쳐 기존 950억 유로에서 축소됐다. 이 내용이 실행되기 위해서는 EU 회원국 각국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
이번 목록에서 산업재가 650억 유로 이상으로 대부분을 차지했다. 주요 품목은 항공기(약 110억 유로)가 가장 많고 이어 기계류(94억 유로 이상), 자동차(약 80억 유로) 등 차례였다. 또 60억 유로 이상의 농식품이 대상인데, 이중 과일과 채소가 20억 유로, 주류가 12억 유로를 각각 차지했다.
이 목록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2일 EU와 멕시코에 “관세 협상이 타결되지 않을 경우 내달 1일부터 30%의 관세를 부과한다”고 밝힌 후 나와 주목된다. EU는 지난주까지만 해도 대미 협상이 과거 상호관세 유예 기한인 9일 전에 가능할 것이라고 낙관했으나 뒤통수를 맞았다. 더욱이 30%는 당초 4월 미국이 상호관세를 처음 발표됐을 때 EU에 적용한 20%보다 높다.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은 13일 “1차 대미 보복관세 시행을 8월 초로 연기한다”면서 미국과의 협상 의지를 재확인했다. EU는 미국의 철강·알루미늄 관세에 대응하고자 총 210억 유로 상당의 주요 미국산 수입품에 10% 또는 25% 추가 관세를 부과하는 내용이 핵심인 1차 보복 조치를 마련했으며 이날 0시부터 자동 발효될 예정이었다.
이에 EU가 미국을 자극할 불필요한 조치는 삼가면서도 협상의 지렛대가 될 보복조치 준비에는 속도를 내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