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PE 대거 참전
"IRR 15% 이상은 돼야"

국내 인수합병(M&A) 시장에 DIG에어가스와 코엔텍 등 인프라성 기업으로 꼽히는 매물이 나왔다. 원매자로 글로벌 사모펀드(PEF) 운용사가 거론되는 가운데 국내 대형 PE들은 자취를 감춘 모습이다.
16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최근 맥쿼리자산운용은 매각주관사인 골드만삭스, JP모건을 통해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는 DIG에어가스 매각 예비입찰을 진행했다. 예비입찰에는 콜버그크래비스로버츠(KKR), 블랙스톤 등 다수의 글로벌 PE와 함께 프랑스 가스 기업 에어리퀴드가 참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DIG에어가스는 산업용 가스 제조사로 맥쿼리자산운용 품에 안긴 이후로 안정적인 실적을 내고 있다. 2021년 연결 기준 매출액은 6532억 원, 영업이익은 1392억 원을 기록했다. 2022년과 2023년, 2024년에는 각각 1591억 원, 1336억 원, 1395억 원으로 소폭 오르내림은 있었지만, 견조한 이익을 내고 있다. M&A 시장에서 기업가치를 평가할 때 주로 쓰이는 상각전영업이익(EBITDA·에비타)은 2021년부터 2024년까지 4년간 1949억 원, 2164억 원, 1916억 원, 2087억 원을 기록했다.
아이에스동서와 E&F PE가 보유하고 있는 코엔텍도 매물로 나왔다. 코엔텍은 폐기물 소각 업체다. 코엔텍 매각주관사인 UBS와 EY한영은 최근 예비입찰을 통해 홍콩계 운용사 거캐피탈과 국내 PE 어펄마캐피탈, 에코비트, 프랑스 전략적투자자(SI) 등을 숏리스트로 선정한 것으로 전해진다.
코엔텍도 안정적인 수익을 내고 있다. 2020년 아이에스동서·E&F PE 컨소시엄에 인수된 후인 2021년부터 지난해까지 영업이익 366억 원, 484억 원, 344억 원, 305억 원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에비타는 449억 원, 560억 원, 436억 원, 422억 원을 기록했다. DIG에어가스와 마찬가지로 연도별로 등락은 있었지만 400억 원대의 에비타를 기록하며 안정적인 실적을 달성했다.
DIG에어가스의 몸값은 5조 원, 코엔텍은 1조 원으로 거론되고 있다. DIG에어가스와 코엔텍 모두 에비타 멀티플(EV/EBITDA) 25배 수준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매도자 측은 과거와 비교했을 때보다 높은 수준을 원하는 것으로 보인다. 2019년 맥쿼리자산운용이 DIG에어가스를 인수할 때 2조5000억 원을 투입했다. 인수 직전 연도인 2018년 DIG에어가스의 에비타가 1494억 원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멀티플 15~17배가 적용된 것으로 추정된다. 아직 거래가 진행 중이어서 매도자와 원매자간 눈높이를 맞추고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다만 국내 대형 PE들은 이번 인수전에 자취를 감춘 모습이다. 대형 PE들이 인수전에 참여하지 않은 이유는 기대 수익률이 극적으로 높지 않다는 점이 꼽힌다. IB 업계 관계자는 "바이아웃 펀드는 내부수익률(IRR) 15% 정도를 기관투자자(LP)들에게 돌려줘야 평가를 좋게 받는다"며 "인프라 펀드 같은 경우는 안정적으로 10% 수익률만 돌려줘도 괜찮은 수익률로 평가받는다"고 말했다. 결국 운용 기간이 짧은 바이아웃 펀드의 경우 인프라성 매물을 인수해도 단기간에 극적인 수익률을 이끌어내기 어렵다는 의마다. 반면 인프라 투자 전문 운용사의 경우 장기간 보유하며 배당 등으로 일부 투자금을 회수하고 매각 차익으로 일정 수익률만 내도 평가를 좋게 받을 수 있다.
특히 환율 면에서도 글로벌 PE들이 유리한 고지를 선점하고 있는 것도 대형 PE들이 꺼리는 이유다. 지난해 에코비트 인수전은 IMM PE와 IMM인베스트먼트로 꾸려진 IMM컨소시엄이 승자가 됐지만, 본입찰 전까지 숏리스트에 선정된 글로벌 PE가 인수할 것이란 전망이 우세했다. 당시 원·달러 환율이 1400원 선까지 오르면서 환율면에서 글로벌 PE들이 이득을 보면서 높은 가격을 써냈을 것이란 이유에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