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픈AI 잡기 위해 ‘그록’ 키우기 박차
신형 로켓 ‘스타십’ 지연 속 부담↑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거느린 기업들이 인공지능(AI) 분야에서 오픈AI를 능가하려는 머스크의 야심 실현을 위해 총동원되고 있다.
머스크가 세운 민간 우주개발기업 스페이스X가 인공지능(AI) 스타트업 xAI에 20억 달러(약 2조8000억 원)를 투자하기로 상호 합의했다고 12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스페이스X의 투자는 지난달 모건스탠리가 발표한 xAI의 50억 달러 자금조달의 일부로, 전체의 절반 가까이를 차지한다. 이는 스페이스X가 xAI에 대해 공식적으로 밝힌 첫 투자이자, 다른 회사에 대한 대규모 투자 중 하나라고 WSJ는 설명했다. 현재 30억 달러 이상의 현금을 보유한 스페이스X가 외부 기업에 투자한 적은 드물다. 과거 주요 투자 사례는 2021년 위성 네트워크 스타트업 ‘스웜테크놀로지스’를 5억2400만 달러에 인수한 것이다.
이번 투자로 xAI의 AI 모델 ‘그록’이 스페이스X의 위성인터넷 서비스인 스타링크의 고객 지원을 강화할 것으로 기대된다. 또 양사의 비즈니스 파트너십이 앞으로 더 커질 것이라고 소식통들은 내다봤다.
머스크 CEO는 최근 자신의 사업 초점을 xAI에 맞추고 있다는 평가다. 그는 3월 작은 연구소에 불과했던 xAI를 자신이 소유한 소셜미디어 플랫폼 엑스(X·옛 트위터)와 합병시켰다. 합병된 새 회사의 가치는 1130억 달러로 평가받았다. 빅테크 간의 AI 패권 경쟁이 치열한 가운데 xAI는 현재 그록을 훈련하는 데 매년 수십억 달러를 쏟아 붓고 있다.
아울러 머스크 CEO는 9일 최신 플래그십 AI 모델 ‘그록4’를 출시하면서 테슬라가 개발 중인 휴머노이드 로봇 ‘옵티머스’에도 그록을 탑재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고 밝혔다.
단, 스페이스X는 이번 대규모 투자로 부담할 리스크도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스페이스X는 매출이 최근 몇 년간 급증했지만 현재 화성에 도달하려는 목적으로 개발된 신형 로켓 ‘스타십’ 개발에 수십억 달러를 투입하고 있다. 더군다나 스타십은 일정 지연과 잇단 실패로 난항을 겪고 있으며 지난달에는 엔진 시험 중 큰 폭발 사고도 있었다.
한편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전날 “xAI가 기업가치를 최대 2000억 달러로 평가하는 조건으로 이르면 다음 달 새 자금조달에 나설 것”이라고 보도했다. 이에 머스크 CEO는 X에 답글로 “이 소문은 거짓으로 xAI는 당장 자금 조달을 추진하지 않는다”면서 “우리는 많은 자본을 갖고 있다”고 썼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