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에이전트’ 시대 대비⋯노하우 축적
‘1인당 AI 앱 100개 개발’ 과제도 부과

손정의 회장이 이끄는 일본 소프트뱅크그룹(SBG) 산하 인터넷 기업 라인야후와 통신사 소프트뱅크(소뱅)가 직원들의 인공지능(AI) 사용을 의무화한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이 12일 보도했다.
닛케이는 “일본 기업이 AI 활용을 직원에게 의무화하는 사례는 이례적”이라며 “AI가 사람을 대신해 스스로 판단하고 업무를 수행하는 ‘AI 에이전트’ 시대에 대비해 사내에 AI 활용 모델과 노하우를 축적하는 것이 목적”이라고 설명했다. 마이크로소프트(MS)에 따르면 일본 직장에서 생성형 AI 이용률은 지난해 기준 32%로 세계 평균인 75%를 크게 밑돌아 중국(91%), 미국(71%)과 대조된다. 총무성에 따르면 AI 활용 방침을 명문화한 기업 비율도 전체의 49%에 그치고 있다.
라인야후는 전 직원을 대상으로 업무 중 AI 사용을 의무화하는 규정을 조만간 도입할 예정이다. 우선 조사·검색과 자료 작성, 사내 회의에서 사용을 의무화한다. 2023년 자사가 실시한 업무 정량 조사에서 이들 업무가 전체의 약 3분의 1을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내 문의 대응이나 시장 분석 업무는 원칙적으로 생성형 AI가 담당하도록 하며 회의도 과거 회의록을 기반으로 AI가 안건을 정리한 뒤 참석하는 방식으로 바꾼다. AI가 작성한 회의록 사용도 의무화된다.
라인야후는 미국 오픈AI의 기업용 챗GPT 등 3종류의 AI 툴을 주로 사용하는데, 2027년까지 사내 업무 생산성을 2024년과 비교해 두 배 이상 향상시키는 것이 목표다. 반복적인 업무 시간을 줄이고, 대면 영업이나 AI 개발 등 창의성이 필요한 업무에 집중하는 체제로 전환을 가속화할 방침이다.
소뱅은 모든 직원에게 AI 개발 참여를 의무화했다. 올여름까지 직원 1인당 AI 애플리케이션 100개 개발을 과제로 부여했다. 오픈AI의 도구를 활용해 데이터 분석, 서류 작성 등을 지원하는 앱을 제작하며 유용성이 입증된 앱은 실제 업무에 본격 도입한다.
소뱅의 자회사인 페이페이는 AI 활용을 전제로 한 인사·노무 제도 개편 논의를 시작했다. 사내 일부 업무를 AI가 대체함에 따라 2~3년 내 인사 평가ㆍ채용ㆍ인력 배치 방식 등을 단계적으로 개편할 계획이다.
닛케이는 “SBG가 AI 활용을 의무화하는 배경에는 ‘AI를 얼마나 잘 다루는 인재를 확보했는지가 곧 기업의 경쟁력을 좌우한다’는 미야카와 준이치 소뱅 사장의 판단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닛케이는 “생성형 AI는 보급 초기 단계를 지나 실용 단계로 진입하고 있으며, 현장 중심의 서비스 수요가 증가하는 추세”라면서 “SBG는 주요 계열사를 포함해 총 10억 건의 AI 활용 사례를 예상하며 앞으로 시장 확대에 대비해 그룹 내에서 AI 활용 노하우를 축적하고 경쟁에서 앞서 나간다는 전략”이라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