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근 분양시장에서 특화 설계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특히 발코니나 세대창고 등 서비스 면적을 활용한 공간 효율성 강화가 수요자들의 눈길을 끌며 청약 흥행 요소로 떠오르고 있다. 실사용 면적을 넓히면서도 분양가 부담은 낮출 수 있다는 점이 주요 요인으로 꼽힌다.
12일 주택산업연구원이 발표한 ‘2025 주거 트렌드’에 따르면, 올해 주거 보유 희망 공간을 묻는 설문조사에서 ‘거실 발코니’를 원하는 응답 비율이 24%로 전년 대비 7%포인트 증가했다. ‘방과 연결된 발코니’를 바라는 응답도 15%로 1년 전보다 5%포인트 늘었다. 주거공간에 대한 수요자들의 선호가 점차 입체적이고 다양해지는 셈이다.
이런 흐름 속에서 분양시장의 새로운 키워드로 떠오른 것이 바로 ‘서비스 면적’이다. 서비스 면적은 전용면적 외에 추가로 제공되는 공간으로 대표적으로 발코니와 테라스 등이 이에 해당된다. 수요자의 라이프스타일에 따라 수납, 취미 공간, 휴식처 등 다양한 용도로 활용할 수 있어 만족도가 높다. 특히 캠핑이나 홈카페 등 실내외 활동 수요가 늘어난 요즘, 공간 활용 유연성이 큰 장점으로 작용하고 있다.
무엇보다 주택 수요자 입장에서 서비스 면적이 매력적인 이유는 분양가에 포함되지 않는 면적이라는 점이다. 예컨대 전용 84㎡ 타입에 15㎡ 규모의 발코니가 추가될 경우, 실사용 면적은 30평을 넘지만 분양가는 전용면적 기준으로 책정돼 상대적으로 더 넓은 공간을 누릴 수 있게 된다.
실제 하나금융경영연구소의 ‘발코니의 경제학’ 보고서에 따르면 발코니 면적이 커질수록 주거 가치도 함께 상승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보고서는 전용면적 ㎡당 평균 600만 원 수준인 아파트 기준으로 발코니 면적이 15㎡에서 30㎡로 확장되면 약 7500만 원의 주거 가치 상승 효과가 있다고 분석했다. 이는 발코니 면적이 대지지분 산정에 반영되지 않는다는 특성을 고려해 ㎡당 평균 500만 원의 가치를 적용한 결과다.
실제로 서비스 면적이나 공간 효율성을 강화한 단지들이 청약시장에서 좋은 성과를 보이고 있다.
한국부동산원 청약홈에 따르면 서울 고덕 강일지구에 위치한 ‘고덕 강일 대성베르힐’은 지난달 진행된 청약에서 특별공급을 제외한 311가구 모집에 3만 명 이상의 신청자가 몰리며 평균 97.39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이 단지는 모든 가구에 개방형 발코니를 적용해 서비스 면적을 극대화한 점이 주요한 강점으로 꼽힌다.
지방에서도 비슷한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 전북 전주에서 올해 1월 분양한 ‘더샵 라비온드’는 특별공급 제외 836가구 모집에 2만 명 이상이 청약을 신청하며 평균 26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이 단지는 전 가구에 세대창고를 제공해 수납공간을 강화하며 공간 효율성을 높인 점이 주효했다.
분양업계 관계자는 “최근 수요자들은 단순한 면적보다 얼마나 실용적으로 쓸 수 있는지가 더 중요하다고 판단하는 추세”라며 “발코니나 창고 등 서비스 면적을 활용한 특화 설계가 실제 청약 경쟁력으로 이어지는 사례가 계속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