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송 서비스 및 그로서리 분야 강화 집중

“쓱 하면 쓱 온다.” SSG닷컴(쓱닷컴)은 G마켓(지마켓)과 함께 신세계그룹의 이커머스 사업을 이끌고 있는 쌍두마차다. 초기 광고 카피 등을 통해 쌓은 높은 인지도와 달리 실적은 부진해, 신세계그룹의 ‘아픈 손가락’으로 꼽힌다. 지난해 최훈학 대표가 새 수장에 오른 이후 손실 폭을 줄이는 한편 첫 이익을 내는 등 점차 실적 성적표가 개선되고 있다. 최 대표의 머릿 속에는 그가 쓱닷컴의 새로운 경쟁력으로 내세운 배송 서비스 강화, 그로서리(식료품) 분야 확대 등 수익성 개선을 넘어 고속성장을 위한 해법이 가득 차 있다.
13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최 대표는 작년 6월 쓱닷컴 대표로 갑자기 선임됐다. 신세계그룹 정기 인사 시즌이 아닌 부정기 인사라,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의 '인적 쇄신' 의지가 고스란히 반영됐다. 정 회장은 이마트에서부터 '믿을맨'으로 여겨온 최 대표를 쓱닷컴의 구원투수로 낙점했다. 그로서리와 물류 경쟁력 강화를 위해 쓱닷컴 영업본부장(전무)인 그를 대표이사로 겸직시키는 것이 효율적이라고 판단한 것이다.
1972년생인 최 대표는 2000년 한국외국어대 법학과를 졸업하고 같은 해 신세계그룹에 입사했다. 2015년 이마트 마케팅담당 마케팅팀장, 2017년 이마트 마케팅담당 담당을 거쳐 2023년 쓱닷컴 영업본부장(전무) 자리에 올랐다. 10년 가까이 유통채널에서 마케팅과 영업 업무를 주도한 경험을 바탕으로 작년 6월부터 대표이사직을 1년 넘게 맡고 있다. 최 대표는 철저한 성과 중심의 인적 쇄신 과정에서 발탁된 인재로, 온라인 플랫폼 서비스의 재도약·성장이란 숙제를 해결해야 한다.
정 회장의 인적 쇄신은 성과로 입증되고 있다. 그가 대표로 취임한 후 쓱닷컴 실적이 유의미하게 개선됐다. 지난해 처음으로 연간 50억 원 규모의 상각전영업이익(에비타) 흑자를 낸 것. 이는 영업활동을 통해 돈을 벌기 시작했다는 뜻으로, 기업의 수익성과 실제 현금 창출력이 높아진 것이다. 영업손실도 727억 원으로 전년 대비 303억 원(29.4%) 줄었다. 프로모션 효율화와 광고수익 증가, 물류비 절감이 주효했다고 쓱닷컴은 자평했다.
최 대표가 경영 효율화와 비용 절감을 위해 부던히 노력한 점도 실적 개선에 한몫을 했다. 쓱닷컴은 3월 중순 본사를 서울 강남구 센터필드에서 영등포구 KB영등포타워로 전격 이전해 임대료를 줄였다. 대표 취임 직후인 7월에는 법인 설립 후 처음 희망퇴직도 실시했다.
최 대표는 올해 수익성 개선에 더해 외형 성장 전략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특히 그로서리와 물류 경쟁력 강화는 최 대표의 머릿속에 상존하는 과제다. 쓱닷컴은 프리미엄 식품 전문관 ‘미식관’을 중심으로 단독 및 차별화 그로서리 상품을 다양하게 선보일 방침이다. 지난달 30일 쓱닷컴은 미식관을 전면 개편, 고객 소통형 커뮤니티 서비스를 신설하고 친환경 식품·셰프컬렉션 등 6대 식품 테마를 접목한 ‘식품 전문몰’로 변신했다.
배송 서비스 고도화에도 집중하고 있다. 작년 12월 CJ대한통운과 업무협약 이후 강화한 물류 인프라를 바탕으로 배송 대상지역 확대 등 경쟁력 확보에 힘쓰고 있다.
특히 작년 말에는 밤 11시까지 주문하면 다음 날 오전 7시까지 배송하는 ‘새벽배송’ 권역을 충청권, 경기 남부권까지 넓혔다. 3월에는 광주광역시 등 호남 지역까지 새벽배송 지역을 넓혔고 4월엔 CJ대한통운과 손잡은 지 5개월 만에 전국 모든 광역시를 아우르는 새벽배송망을 완성했다. 신규 진출 지역에서 이용률이 꾸준히 늘면서 3월 기준 쓱닷컴의 새벽배송 전체 주문 건수는 전년 동기 대비 53 % 늘었다.
올 3월 쓱닷컴은 약속한 날짜에 100% 도착하는 ‘스타배송’도 시작했다. 화장품, 반려용품, 리빙용품 등 라이프스타일 상품군을 중심으로 이 서비스 역시 CJ대한통운을 통해 이뤄진다. 내년 말까지 30만 개 상품에 적용, 브랜드사와 동반 성장을 가속화 할 계획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