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장마가 끝나고 본격적인 무더위가 시작되면서 피서객들이 수영장과 계곡, 바다로 몰리고 있다. 물놀이와 야외활동이 늘어나는 시기에는 눈 건강에도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특히 여름철에는 바이러스 결막염이 급증하는데, 이를 단순한 눈 피로로 넘기면 만성화되거나 삶의 질을 떨어뜨릴 수 있어 주의가 요구된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2023년 바이러스 결막염으로 진료를 받은 환자는 총 19만1649명이었으며, 이 중 약 15%에 해당하는 2만8725명이 8월에 집중 발생했다. 9월에도 2만3824명(약 12%)이 발생해 여름철에 환자가 몰리는 양상을 보였다.
결막염은 눈꺼풀의 안쪽과 안구의 가장 바깥쪽을 덮고 있는 얇고 투명한 점막인 결막에 염증이 생기는 질환이다. 대표 증상은 눈 충혈, 이물감, 가려움, 통증 등이다. 결막염은 원인에 따라 유행성(바이러스성), 세균성, 알레르기성 등으로 나뉜다.
대표적인 유행성 각결막염은 아데노바이러스 감염 때문에 생기는 질환으로 오염된 물이나 바이러스에 감염된 환자와의 접촉 때문에 전염된다. 알레르기성 결막염은 외부의 알레르기 항원(꽃가루, 미세먼지, 동물 털 등)에 눈이 과민하게 반응하면서 발생한다. 특히 여름철에는 물놀이 후 콘택트렌즈 착용이나 씻지 않은 손으로 눈을 비비는 습관이 증상을 악화시키는 주요 원인이 될 수 있다.
전문가들은 여름철 결막염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생활습관 관리가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외출 시에는 선글라스나 안경을 착용해 눈을 보호하고, 인공눈물로 눈을 자주 세척해 이물질을 씻어내고, 수건·침구 등 눈에 닿는 물건은 자주 세탁하는 것이 도움된다.
여름철에는 다양한 안질환이 증가하는 만큼, 단순한 충혈이나 가려움도 가볍게 넘기지 말고 증상을 면밀히 살펴보는 자세가 필요하다. 가려움이 심할 경우 눈을 비비지 말고 냉찜질을 해 증상을 완화하는 것이 좋으며, 증상이 지속하거나 일상생활에 불편을 줄 정도라면 안과에 방문해 정확한 진단과 치료를 받아야 한다.
김기영 경희대병원 안과 교수는 “대부분 접촉성 전염이기 때문에 가족 중 전염자가 있다면 개인 수건을 사용해야 하며, 음주는 증상을 악화시킬 수 있어 자제하는 것이 좋다”며 “대부분 바이러스성으로 치료 없이도 시간이 지남에 따라 저절로 호전되기도 하지만 합병증으로 발생할 수 있는 세균 감염이나 각막 혼탁으로 인한 시력 저하를 방지하기 위해 항생제와 스테로이드 안약을 함께 사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박선경 김안과병원 각막센터 전문의는 “결막염은 흔하게 발생하기 때문에 인공눈물을 넣는 정도로 넘기곤 하지만 방치하면 시력저하 등의 심각한 문제로 이어질 수 있다”며 “결막염 종류에 따라 치료법이 다르다. 증상이 지속된다면 안과를 방문해 정확한 진단과 치료를 받을 것을 권한다”고 조언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