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다이브③] "삐빅- 이건 목재 폐기물"…배출부터 재활용까지 자동화

입력 2025-07-14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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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일에너지 '지구하다' 폐기물 처리 전 과정 자동화
AI가 폐기물 자동으로 인식·데이터화…"탄소 절감·재활용"


인공지능(AI) 산업 역시 그 시작과 끝은 사람의 일이다. 희로애락을 느끼는 사람의 감정까지 AI 속에 숨어 있다. 정답이 없기에 글로벌 업계와 세계 속, 그리고 우리의 현실을 들여다보면 AI의 본질을 파악할 수 있다. 오늘 우리가 알고 있던 기업이 왜 이 같은 선택을 했을까. 그 결과는 언제 어떻게 나타날 것인가. AI의 생리와 함께 한국의 미래를 짚어 본다.

집채만 한 공사장 생활 폐기물이 산더미처럼 쌓여있는 천일에너지 강서허브. 공사장 생활폐기물은 인테리어/ 철거 등으로 발생 된 5톤 미만 폐기물을 뜻한다. GPS를 단 트럭이 이곳에 도착하면 가장 먼저 하는 일은 측정이다. 폐기물을 실은 트럭은 계근대에 올라 무게를 측정하고 사진을 촬영한다. 인공지능(AI)은 사진 속 폐기물의 무게와 종류를 인식 ·등록하고, 폐기물이 어떤 폐기물인지 성상을 분석한다. 이렇게 분석한 폐기물은 목재, 골재 등으로 분류되어 재활용된다.

10일 작열하는 7월의 태양 아래, 천일에너지 강서허브를 찾았다. 더운 날씨에도 공사장 생활 폐기물을 실은 트럭과 중장비가 쉴 새 없이 오갔다. 박상원 천일에너지 대표는 "강서 집하장은 수도권 최대 규모의 공사장 생활 폐기물 임시보관장"이라며 "입차부터 전자인계서, AI 성상 분석, ERP(전사적 자원 관리) 연동까지 모든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관리해 ‘이름표 달린 폐기물’을 실현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폐기물 수집부터 운반→분류→재활용까지 자동화

▲10일 서울 강서구에 위치한 천일에너지 강서허브에서 계측을 마친 트럭 차량이 폐기물 분리를 위해 집하장 안에 들어서고 있다.  (안유리 기자 inglass@)
▲10일 서울 강서구에 위치한 천일에너지 강서허브에서 계측을 마친 트럭 차량이 폐기물 분리를 위해 집하장 안에 들어서고 있다. (안유리 기자 inglass@)

자동화 과정은 천일에너지가 운영하는 플랫폼 '지구하다'를 통해 이뤄진다. 전국에 있는 집하장과 중간처리장을 기반으로 공사장·상업공간·건설현장 등에서 발생하는 폐기물을 전산화해 전량 재활용한다. GPS를 단 차량이 폐기물을 수집하고, 해당 데이터를 ERP화해 배출부터 재활용까지 추적 가능한 구조를 만들었다. 산업 폐기물을 데이터/자동화한 건 지구하다가 업계 처음이다.

박상원 대표는 "기존에는 종이 인계서와 수기 관리로 이뤄지고, 현금으로 결제하다 보니 처리 흐름이 불투명하고 과정도 오래 걸렸다"면서 "추적이 되지 않다 보니 불법 투기도 만연했는데, 배차부터 GPS 추적 차량으로 이뤄지다 보니 불법 투기 위험성이 사라졌다"고 강조했다.

▲천일에너지 '지구하다' 플랫폼의 인공지능(AI) 입차 관리 시스템 (사진제공=천일에너지)
▲천일에너지 '지구하다' 플랫폼의 인공지능(AI) 입차 관리 시스템 (사진제공=천일에너지)

AI는 폐기물 입차 시 차량 앞·옆·위 사진을 분석해 이를 데이터화한다. 폐기물 관련 데이터가 전무하다 보니, AI 학습을 위한 데이터 역시 모두 직접 수집했다. 7월 현재 AI 분석팀, ERP 연동팀 등 10여 명이 폐기물 AI 분석, 자동 배차 알고리즘, 탄소 저감 실시간 리포트 등 차세대 기능을 연구·고도화하고 있다. 현재는 입차 시 차량 전면·후면·상부 사진으로 성상과 톤수를 추정하지만, 앞으로는 각 집하장의 CCTV 데이터를 통합해 보관량을 예측하고, 폐기물 수집 차량의 자동 배차 스케줄링까지 연동할 예정이다. 폐기물 수집 전 견적 예측 역시 자동화하겠다는 비전을 갖고 있다. 이를 위해 향후 3년간 AI R&D(연구·개발)에 연간 약 5~10억 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박상원 대표는 "2023년도 지구하다 시스템을 개발하며 폐기물 성상 이미지 학습과 톤수 예측 알고리즘 개발을 시작했고, 처음 1개소였던 집하장을 현재 4~5개로 늘렸다"면서 "기존에 접수대행 애플리케이션이 있었지만, 배출부터 재활용까지 전산화한 건 우리가 처음"이라고 강조했다.


폐기물 재활용 밸류체인 AI로 효율화…데이터 활용 가능성 무궁무진

▲천일에너지 '지구하다' 플랫폼의 사업장 보관 폐기물 분석 시스템 (사진제공=천일에너지)
▲천일에너지 '지구하다' 플랫폼의 사업장 보관 폐기물 분석 시스템 (사진제공=천일에너지)

천일에너지는 수집부터 배출까지 수직 계열화해, 재활용 전 과정의 밸류체인을 만들었다. 박 대표는 "공사장 생활 폐기물은 처리업자가 돈을 받고, 이를 분리·재활용해 수익을 창출한다"면서 "폐목재와 순환골재, 시멘트의 열원으로 쓰이는 폐합성수지류 등 모두 수익화가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회사는 이 과정에서 폐기물 자동화를 통해 처리 단가가 5~10%를 절감했고, 관리 인력도 30% 이상 효율화했다.

2026년 수도권 매립지 금지로 폐기물 재활용이 지자체 화두로 떠오르며 폐기물 처리 자동화에 대한 수요가 더 높아질 전망이다. 탄소 절감과 ESG 경영 흐름 역시 폐기물 자동화에 대한 수요를 높이고 있다.

지구하다가 쌓은 폐기물 데이터 역시 ESG 경영 및 도시 계획 등 활용처가 다양할 전망이다. 인테리어 수요가 많은 이사철엔 폐기물이 늘고 여름엔 감소하는데, 지구하다의 데이터에는 이러한 계절·지역적 특징이 담있다. 박 대표는 "현재 공사장 생활폐기물 공공선별장 서울 3개소 경기도 4개소를 운영하고 있는데, 폐기물을 처리해야 하는 전국 226개 기초단체에 지구하다의 ERP 시스템을 적용하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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