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생에너지·탄소포집·배출권·EV까지
한국지사, 40여개 자산에 ESG 투자

글로벌 자산운용사는 일찍이 기후 위기에서 투자 기회를 찾았다. ‘지속가능성(sustainability)’과 ‘탄소중립(넷제로)’을 핵심 투자 원칙으로 둔 맥쿼리자산운용그룹은 전 세계 자산군에 걸쳐 녹색투자에 열을 올리고 있다.
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맥쿼리자산운용그룹은 투자 자산이 넷제로 원칙을 따르도록 운용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공모·사모펀드 운용부터 자문, 트레이딩, 리스크 관리 등 맥쿼리 계열사들이 추진하는 사업 전반에 이런 원칙은 똑같이 적용된다.
맥쿼리자산운용그룹 자산군은 풍력, 태양광, 폐기물 에너지, 수력, 지열발전 등 신재생에너지를 비롯해 전기차(EV), 이산화탄소 포집·활용(CCU), 수소, 탄소배출권, 바이오 연료 등으로 다양하다. 맥쿼리자산운용그룹의 넷제로 달성 목표 시점은 2040년으로, 이런 방향성이 바뀌지 않는 한 최소 2040년까지는 이런 전략을 이어갈 전망이다.
맥쿼리자산운용그룹이 해외에서 내세우는 주력 상품은 신재생에너지 인프라에 투자하는 블라인드펀드다. 블라인드펀드는 투자할 기업을 정하지 않고 투자 분야만 설정한 채 조성한 뒤 투자 대상 기업을 선정하는 방식으로 운용되는 상품을 일컫는다. 아시아 재생에너지 기업 ‘블루리프 에너지’도 편입 자산 중 하나다. 블루리프 에너지는 대만, 일본, 인도, 중국, 필리핀, 베트남 등 아시아·태평양지역에서 7기가와트(GW)에 달하는 태양광, 풍력, 에너지저장 프로젝트 파이프라인을 개발 중이다.
2000년 국내에 둥지를 튼 한국맥쿼리도 ESG(환경·사회·거버넌스)를 투자나 경영에 접목한다.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한 ‘맥쿼리한국인프라투융자회사(맥쿼리인프라)’도 이에 해당한다. 맥쿼리인프라는 지난해 5000억 원 규모 구주주 대상 유상증자를 통해 약 4230억 원에 하남데이터센터(IDC)를 매입했다.
맥쿼리인프라가 하남데이터센터에 주목한 배경에는 인공지능(AI) 발전에 따른 데이터센터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는 점에 더해 데이터센터가 에너지 전환에 부합하는 시설이라는 판단이 깔려 있다. 올해부터 연면적 1000제곱미터(㎡) 이상 모든 데이터센터는 제로에너지건축물(ZEB) 인증을 의무적으로 받아야 한다. 데이터센터가 가동되기 위해서는 에너지 효율 개선과 신재생에너지 도입이 필수라는 의미다.
맥쿼리자산운용그룹이 설정한 한 사모펀드는 국내 종합 부동산관리업체 에스앤아이코퍼레이션을 인수했다. 에스앤아이코퍼레이션은 ‘프롭테크(PropTech)’ 사업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프롭테크는 부동산(property)과 기술(technology) 합성어로 첨단 기술을 결합한 부동산 서비스를 뜻한다. 에스앤아이코퍼레이션이 빌딩 운영 관련 기술을 개발할 때 ESG를 적용하도록 경영에 참여하는 식이다.
한국맥쿼리는 40개가 넘는 국내 투자자산 포트폴리오를 관리하고 이를 위한 영업, 유동성공급자(LP) 관련 조직을 가동하는 데 직원 70여 명을 투입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한국맥쿼리 관계자는 “공공·민간 부문 이해관계자들과 긴밀히 협력하며 녹색에너지 및 기타 기후 문제 해결 솔루션에 지속적으로 지원하고 투자하고 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