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오션 쟁의행위 가결 시 조선업계 총파업 예고
여름휴가 전 하투 본격화⋯납기 지연 우려

국내 주요 조선사 노동조합의 ‘하투(夏鬪)’가 예년보다 일찍 본격화할 조짐이다. HD현대중공업 노조가 올해 첫 파업을 예고한 데 이어 한화오션 등도 파업권 확보 절차에 돌입하며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조선업계에 따르면 전국금속노동조합 현대중공업지부를 포함한 HD현대 계열사 노조는 9일 경기 성남시 HD현대 R&D센터 앞에서 ‘2025년 단체교섭 요구안 쟁취 결의대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HD현대 계열 노조는 공통적으로 정년 연장 및 청년 신규채용, 임금 인상, 이주노동자 노동 조건 개선 및 무분별한 확대 금지, 하청노동자 임금 인상, 8시간 노동 쟁취 등을 요구하기로 했다.
노조 측은 “HD현대가 지주사로 개편된 지 8년이 됐는데, HD현대의 가이드라인과 지침에 따리 단위 사업장별 자율교섭이 침해받고 있다”며 “각 계열사 노사 간의 협상으로는 당면한 사업장 문제를 풀 수 없다는 인식으로 공동 투쟁을 통해 연대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HD현대중공업 노조는 11일 오후 3시간 부분 파업도 예고한 상태다. 이는 올해 첫 쟁의행위로, 협상이 진전되지 않을 경우 전면 파업으로 확산할 가능성도 있다. HD현대중공업 노사는 5월부터 열 차례 넘는 교섭을 이어왔지만 좀처럼 이견을 좁히지 못하고 있다.
HD현대중공업 관계자는 “노사 간 교섭이 진행 중인 상황임에도 파업이 진행되는 것에 대해서는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며 “회사는 노사 간 입장 차이를 좁히기 위해 교섭에 성실히 임하고 있고, 원만한 합의 도출을 위해 계속 노력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화오션 노조(금속노조 대우조선지회) 역시 이날까지 쟁의행위 찬반 투표를 마칠 예정이다. HD현대삼호중공업과 HD현대미포조선, 케이조선 노조는 이미 쟁의행위 찬반 투표를 통해 파업권을 확보했다.
한화오션 노조까지 파업권을 확보할 경우 조선업종노조연대(조선노연)는 9일 서울 강남 한국조선해양플랜트협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총파업 일정을 발표할 계획이다. 조선노연은 삼성중공업·HD현대중공업·한화오션 등 조선 3사를 포함한 8개 사업장 노조로 구성돼 있다.
조선노연 측은 “경제 상황을 고려해 여름휴가 전 임금 협상을 조속히 타결하자는 입장이었지만, 회사 측은 조정 절차에 들어가기 전까지 제시안조차 내지 않았다”며 “사측은 교섭을 사실상 회피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통상 조선업계 하투는 여름휴가 직후 본격화하는 경우가 많았는데, 올해는 이례적으로 평소보다 이르게 시작되는 양상이다. 상반기 탄탄한 수주 실적에도 불구하고 하반기 경기 둔화와 수주 피크아웃에 대한 우려가 겹치면서 노조 역시 ‘조기 타결’ 방침을 세운 것으로 해석된다.
파업이 장기화할 경우 생산 차질로 인한 납기 지연이 불가피할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지속적인 파업이 이어질 경우 수주 경쟁력을 확보하는 데도 부담이 커진다”며 “조속한 협상 타결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