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8일 국제금융센터가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이스라엘-하마스 전쟁(2023년), 이란-이스라엘 공습(2024년), 이스라엘-이란 전쟁(2025년) 등 최근 중동발 충격에도 유가는 일시 상승에 그쳤다"며 “공급망 다변화, 증산 여력, 비축유 확대 등으로 시장 반응이 과거보다 훨씬 이성적으로 바뀌고 있다”고 진단했다.
실제 지난 6월 발생한 이스라엘-이란 전쟁 직후 국제유가(WTI 기준)는 6일 만에 10.3% 올랐지만, 불과 5일 뒤 전쟁 이전 수준으로 되돌아갔다. 1990년 이라크의 쿠웨이트 침공 당시 유가가 3개월 만에 두 배로 뛰었던 것과는 대조적이다.
이같은 현상은 중동 외 지역의 생산 확대가 핵심 요인으로 지목된다. 세계 원유 생산에서 중동의 비중은 2011년 30.4%에서 올해 27.4%로 줄어든 반면, 미국·캐나다·브라질 등 3국의 비중은 같은 기간 18.6%에서 32.1%로 크게 늘었다. 아울러 유럽과 중국의 석유 수요 둔화도 가격 급등 가능성을 억제하는 배경으로 작용했다.
다만 중동의 영향력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는 점도 강조했다.
오정석 국제금융센터 전문위원은 “중동은 세계 원유 매장량의 절반을 보유하고 있으며, 특히 아시아는 중동산 원유 의존도가 높아 리스크에 더 민감하다”며 "실제 한국과 일본의 중동 의존도는 각각 72%, 95%로 주요국 중에서도 가장 높은 수준이다"라고 말했다.
그는 “최근 유가 흐름은 중동 위기에도 시장이 침착하게 대응하고 있음을 보여준다”며 “이 같은 변화는 중동 정세에 대한 서방의 대응 방식은 물론, 중동 내부의 정치 지형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전망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