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측불가 날씨에 유통가 비상...대체 작물 찾고 ‘시즌리스’ 확대[이상기후, 자본을 흔들다③]

입력 2025-07-09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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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기사는 (2025-07-08 19:00)에 Channel5를 통해 소개 되었습니다.
이상 기후가 바꾼 소비공식

100년 만의 폭우가 미국 텍사스를 덮쳤다. 유럽은 살인적 폭염과 홍수, 산불로 산업이 멈췄고 한국은 열대야와 집중호우가 일상이 됐다. 극단적인 이상기후가 전 지구적 일상으로 번지면서 경제의 기초 질서와 자본의 흐름까지 바꾸는 ‘기후발(發) 대전환’이 시작됐다는 경고가 곳곳에서 들린다. 극심한 기상이변으로 농업 생산 차질과 노동 생산성 저하, 인프라 붕괴 및 원자잿값 급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며 기후발(發) 악순환 구조는 갈수록 고착화하는 형국이다. 이는 ‘기후에 적응하지 못한 기업은 시장에서 퇴출된다’는 새로운 경제 질서가 현실화하고 있다는 의미로도 읽힌다. 본지는 기후위기가 불러온 경제구조의 변화와 자본 흐름의 방향성, 산업별 대응력의 격차가 불러올 시장 내 생존 전략의 차이를 집중 분석한다.

3월 고온, 4월 중순 눈, 5월 저온...기후 변화로 소비 트렌드 바뀌어
스마트팜, 연구기관 협력 등 모색...감귤 , 제주 아닌 충주서 재배 공수
에어컨 할인 행사 5월부터 시작...사계절 입을 수 있는 옷은 필수템

▲주요 유통업체 기후변화 관련 대응책 현황 및 올해 냉방가전 매출 신장률, 편의점 주요 카테고리 매출 현황 (이투데이 그래픽팀=신미영 기자)
▲주요 유통업체 기후변화 관련 대응책 현황 및 올해 냉방가전 매출 신장률, 편의점 주요 카테고리 매출 현황 (이투데이 그래픽팀=신미영 기자)

이상기후가 유통의 ‘시간표(예측)’를 지우고 있다. 유통업계는 통상 뚜렷한 사계절을 기준으로 상품 기획과 수급 계획을 세우는 것이 상식이었다. 그러나 폭염과 이상기후는 ‘예측 가능한 수요’라는 유통 자본의 기초 공식을 흔들었다. 일상이 된 이상기후로 날씨는 더 이상 ‘변수’가 아니라 유통 전략을 좌우하는 ‘핵심 경영 리스크’로 부상했다. 실제 기상청이 발표한 2025년 봄(3~5월) 기후 분석만 봐도 혼란의 연속이었다. 3월엔 때이른 고온, 4월엔 한파와 눈, 이어진 5월엔 다시 초여름 더위와 저온이 번갈아 나타났다. 유통업체의 최대 자산인 ‘계획 가능성’이 무너지고 있는 것이다.

◇산지 바뀌고, 유통은 생산으로 진입

8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기후 변화는 가장 먼 농산물 수급에 충격을 가하고 있다. 롯데마트ㆍ슈퍼는 지난해 겨울 '감귤의 본산지' 제주도가 아닌 충북 충주에서 재배한 '탄금향'을 선보였다. 탄금향은 지구 온난화에 대응하기 위해 제주도 이외의 중부내륙지역에서 처음 재배한 대체작물이다. 롯데마트는 강원도 양구군 해안면 분지에서 재배, 그 이름처럼 분지를 닮은 고당도 '펀치볼 사과'를 판매했다.

‘스마트 팜(Smart farm)’을 활용한 작물 수급도 늘어나고 있다. 스마트 팜이란 시간ㆍ공간 제약 없이 온실, 비닐하우스, 축사 등에서 온도, 습도, CO2, 토양 상태 등 환경 정보를 실시간으로 수집하고 자동 또는 원격으로 환경을 제어하는 시스템을 말한다. 실내에서 작물을 재배하는 만큼 이상기후 영향을 받지 않는다. 이마트는 스마트 팜 기업 ‘엔씽’과 협업해 ‘뿌리가 살아있는 채소’ 등 스마트팜 농산물을 유통하고 있다. 롯데마트는 자체 스마트 팜 작물 브랜드 ‘내일농장’을 운영 중이다. 이 곳에서 재배되는 농산물은 약 30여 품목에 이른다.

백화점과 대형마트 청과 담당 바이어들은 기후변화에 맞서 제품을 안정적으로 공수하기 위해 전국 팔도를 누비는 한편 사전 매입에도 사활을 걸고 있다. 현대백화점은 과일ㆍ곡물을 담당하던 청과 바이어들을 과일만 전담하도록 업무 조정에 나섰다. 과거 청과 도매시장이나 산지 중심으로 발품을 팔았던 바이어들은 최근 농촌진흥청 등 연구기관을 찾는 역할도 맡고 있다.

유통업계 한 관계자는 “전통적으로 유명한 농산물 주산지들이 이상 기후 등 각종 변수들로 상품 유통이 갑자기 안 되는 경우가 발생하면서 기후 이슈에 대한 대응 능력이 유통업권 우위를 확보할 수 있는 핵심 역량이 되고 있다”며 “급변하는 기상 변화 흐름에 발을 맞추기 위해 국내 농업연구기관 등과 협업을 고민하고 있다”고 전해다.

◇흐릿해진 계절 경계에⋯가전도, 패션도 '시즌리스(Seasonless)' 대세로

가전과 패션업계는 한반도의 길어진 여름에 대응하는 동시에 사실상 모든 계절에 활용할 수 있는 ‘시즌리스(Seasonless)’ 제품을 새로운 소비 공략 포인트로 잡고 있다. 국내 대형마트와 롯데하이마트·전자랜드 등 가전양판업체는 대표 냉방가전 에어컨 할인 행사를 5월부터 시작했다. 통상 6월부터 시작하던 행사 시점을 한 달 가량 앞당긴 것. 조기 할인 행사와 예년보다 일찍 시작된 폭염로 인해 올해 5~6월 롯데하이마트 에어컨 매출 규모는 지난해보다 40%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또 다른 여름 가전 제습기 수요도 해마다 계절과 무관하게 매출이 상승하고 있다. 전자랜드에 따르면 올해 제습기 평균 매출(3월 1일~5월 27일)은 전년 대비 45% 늘었다. 전자랜드 관계자는 "사계절 내내 스콜성 폭우가 내리면서 제습기가 사계절 가전으로 자리잡는 추세"라며 "계절 경계가 모호해지면서 고객들의 소비도 실용성 중심의 시즌리스 아이템으로 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패션업계도 특정 계절에만 소화 가능한 아이템이 아닌 어느 계절에나 활용할 수 있는 제품을 앞세우고 있다. 현대백화점이 이날 빅데이터 분석 플랫폼 ‘썸트렌드(Sometrend)’를 통해 2년 간 ‘장마 패션’ 키워드를 분석한 결과 '카디건' 언급량이 327%, '셔츠' 언급량이 274% 급증했다.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최근에는 장마철이라도 냉방이 강한 지하철이나 사무실 등 실내외 온도차에 대비해 얇은 겉옷을 찾는 고객들이 늘고 있다"며 “여름 뿐 아니라 다양한 계절에 활용할 수 있는 시즌리스 제품이 주목받고 있는 추세"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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