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화투자증권은 8일 상법 개정안 통과가 국내 유통 기업들의 자체적인 체질 개선을 통한 수익 구조 개선, 기업가치 제고(밸류업) 관점의 재평가가 가능할 것으로 전망했다.
한유정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타 업종 대비 오너 일가의 지분율이 높은 편인 한국 음식료 기업은 대주주의 사익 편취로 인한 기업가치 하락 리스크, 지나치게 보수적인 경영 기조와 주주환원정책으로 투자매력도를 떨어뜨렸다"며 이같이 밝혔다.
국내 주요 유통 기업들은 중복 상장 및 폐쇄적 지분 구조와 소극적인 주주환원으로 주식시장에서 디스카운트를 받고 있다. 대부분 ‘지주회사-사업회사’ 구조로 오너일가가 간접 지배하며 내부거래, 낮은 정보공개 수준 등으로 시장에서 보수적인 평가를 받는다.
오리온홀딩스(오리온), 하이트진로홀딩스(하이트진로), 농심홀딩스(농심), 대상홀딩스(대상), 매일홀딩스(매일유업)가 대표적이며, 삼양라운드스퀘어(삼양식품), 파리크라상(SPC삼립)도 법적 지주회사는 아니지만 실질 지주회사로 역할을 하고 있다
한 연구원은 이들 기업에 대해 "이러한 구조가 주식시장에서는 디스카운트 요인으로 작용했다"며 "다수의 지주사가 대부분을 식품 사업 단일회사에 의존하고, 지주사는 사업회사로부터 받은 배당 외에는 별다른 현금창출 능력이 없음에도 주식 시장에서는 별도로 상장되어 중복 상장에 대한 디스카운트, 실적 귀속의 불명확성이 지적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오너일가가 직∙간접적으로 보유한 비상장 계열사와의 내부거래, 지주사 인력·자금 활용 등으로 인해 상장 회사의 이익이 오너 중심의 지배구조에 편향되어왔을 가능성도 늘 제기됐다"고 꼬집었다.
주주환원 역시 미흡하다. 그는 "충분한 현금창출력에도 불구하고 자사주 매입·소각과 배당에 소극적이다. 최근 3년간 의미 있는 자사주 매입을 단행한 기업은 KT&G와 남양유업에 그친다"며 "배당 성향도 낮아 투자자와의 이익 공유가 제한적인 구조가 지속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낮은 주주환원 수준과 더불어 자본정책 운영에 있어서도 보수적이다. 지난해 기준 부채비율이 100%를 초과하는 기업은 CJ제일제당, 하이트진로, 롯데칠성, SPC삼립, 대상 정도에 불과하며, KT&G, 오리온, 동서, 농심, 빙그레는 부채비율이 50% 미만으로 매우 보수적인 자본 구조를 갖고 있다.
그러면서 "이번 상법 개정 중 주주에 대한 충실의무 도입은 기업의 운영을 주주 친화적인 방향으로 유도할 것이며 전자주주총회 도입으로 일반주주들의 목소리도 더욱 커질 것"이라며 "이번 상법 개정이 계기가 되어 한국 음식료 기업들의 투명하고 책임감 있는 경영으로의 구조적인 변화가 가능할 것"으로 전망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