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 유통업체, SSM發 사업 제동에 '울상'

입력 2009-08-14 19: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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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상공인들과의 갈등으로 불매운동 · 주유소 설립 불허 등 잇따라

대형 유통업체가 기업형 슈퍼마켓(SSM) 출점 확대로 지역상인들과 갈등을 빚고 있는 가운데, 새로운 캐시카우 역할을 하고 있는 대형마트의 주유소 사업마저 해당 지방자치단체로 부터 허가를 받지 못하는 등 악재가 겹치고 있다.

전북 전주시는 14일 롯데마트가 신청한 전주시 효자동 신시가지 내에 주유소 설립허가를 받아들이지 않기로 했으며, 충남 천안시도 대형 할인점에 주유소 설치를 규제하기 위해 '주유소 등록 요건 및 절차 고시'를 지난 11일 제정, 시행에 들어갔다.

서울 일부 지역의 슈퍼마켓 상인들은 롯데슈퍼와 갈등을 빚으면서 롯데그룹 계열사 제품판매를 하지 않기로 하는 등 갈등이 극에 달하고 있는 상황이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소비 심리가 살아나는 모습을 보임에 따라 실적 개선을 기대하고 있는 상황에서 지역상인들과 제도적 반대에 부딪혀 난감한 상황"이라며 "지자체나 지역상인들이 무조건 반대하는 것보다는 상생할 수 있는 방안을 찾아보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 SSM 갈등...불매운동으로 확산

홈플러스와 롯데슈퍼 등 대형유통업체들의 SSM 진출 확대로 인한 지역상인들과의 갈등은 이제 해당기업의 불매운동으로 확산되면서 새로운 국면을 맞고 있다.

지난 13일 충청북도 시민단체 모임인 '충북민생경제살리기운동'은 13일 청주시 금천동의 '홈플러스 익스프레스' 앞에서 SSM 2호점 입점을 반대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홈플러스를 겨냥해 '불매운동' 선언 기자회견을 가졌다.

권태성 금천동 주민자치위원장은 "홈플러스로 인해 중소상인들의 생활이 피폐해지며 도태 위기에 빠졌다”며 “홈플러스 익스프레스 2호점 입점에 반대하며, 1호점 역시 철수해야 한다"고 성토했다.

또한 대형 유통업체들이 SSM을 확대하는 과정에서 '꼼수'를 부리자, 아예 같은 그룹 계열의 제품 판매를 거부하는 운동까지 일어나고 있다.

서울 중동부슈퍼마켓조합은 지난 13일 중랑구 묵동 롯데슈퍼의 입점을 반대하는 차원에서 롯데제품 반입을 전면 거부키로 결정, 조합 소속 60여개 점포에서 롯데그룹 계열사의 물품을 들여놓지 않기로 했다.

더욱이 오는 20일 수퍼마켓협동조합연합회는 제주도에서 열리는 이사회에서 '롯데제품 구매 거부 운동의 전국적 확산'을 안건으로 상정, 가결되는 경우 이 운동을 적극적으로 확산시킨다는 계획이다.

연합회 관계자는 "아직 구체적인 가이드라인이 결정되지 않았지만, 이사회에서 통과되는 경우 롯데그룹에서 수긍할만한 대안을 제시할 때까지 불매운동이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 대형마트 주유소 사업도 제동

소비자들에게 보다 저렴한 가격에 유류공급을 하겠다는 취지로 시작된 대형마트 주유소 사업도 잇따라 제동에 걸리고 있다.

지방자치단체들이 '이격거리(대규모 점포와 주유소간 거리제한) 규정' 도입으로 마트 주유소의 진출을 제한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동네 주유소들이 ‘골목 슈퍼’처럼 사업조정 신청으로 반격에 나섰기 때문이다.

전주시는 14일 롯데쇼핑㈜이 효자동 서부 신시가지 내의 롯데마트 인근에 주유소를 짓겠다며 신청한 건축허가를 받아들이지 않기로 했다.

전주시는 대형 할인점이나 백화점 등의 대규모 점포로부터 50m 이내의 거리에는 주유소를 만들 수 없고, 주유소 부지는 도로와 20m 이상 맞닿아야 한다는 고시를 충족시키지 못해 이같이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충남 천안시도 대형 할인점에 주유소 설치를 규제하기 위해 '주유소 등록 요건 및 절차 고시'를 지난 11일 제정, 시행에 들어갔다. 동네 주유소들의 사업조정 신청도 잇따르고 있다.

한국주유소협회 전북 군산시지부는 군산시 경암동 이마트에 설치될 주유소를 대상으로 사업조정 신청 절차에 들어가기로 했다.

주유소협회 관계자는 "군산 이마트 주유소에 대해 사업조정 신청을 하기로 결정을 내렸다"며 "관련 서류를 갖춰 다음 주에 중소기업중앙회에 접수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또한 구미지역 주유소 업체들도 사업조정 신청에 나설 예정이다. 지난 5월 롯데마트는 마트내 주유소 전국 1호점으로 구미를 선택했으며, 이마트 구미점도 최근 주유소 신축공사를 진행 중이다.

구미지역 주유소협의회는 "대형마트 주유소가 속속 들어설 경우 인근 주유소들의 타격이 불가피하다"며 중소기업중앙회에 사업조정 신청서를 제출할 계획이다.

아울러 롯데마트 광주 첨단점이 주유소 사업진출을 위해 교통영향평가 심사를 신청하면서 광주지역 주유업계도 이를 저지하기 위한 움직임을 보이는 등 대형 유통업체와 지역상인간의 갈등이 SSM과 함께 다른 업종으로까지 확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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