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러시아 정부가 아프가니스탄 이슬람주의 세력인 탈레반의 임시정부를 국가로 공식 인정했다. 2021년 정권을 장악한 탈레반을 국가로 승인한 나라는 러시아가 처음이다.
3일(현지시간) 러시아 국영 타스통신에 따르면 러시아 외무부는 이날 성명에서 “탈레반이 임명한 주러 아프가니스탄 대사가 제출한 신임장을 받았다”며 “아프가니스탄 무슬림 에미리트 정부의 공식 승인으로 다양한 분야에서 생산적인 양국 협력의 발전에 탄력을 받을 것으로 확신한다”고 밝혔다.
이어 “에너지, 교통, 농업, 인프라 분야 프로젝트에 중점을 둔 무역 및 경제 협력을 기대한다”며 “지역 안보 강화와 테러 및 마약 관련 범죄 퇴치를 위해 아프가니스탄을 지속해서 지원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러시아 외무부는 이러한 성명과 함께 주러시아 아프간 대사로 부임한 마울라니 굴 하산과 안드레이 루덴코 러시아 외무부 차관에게 신임장을 전달하는 모습을 담은 사진을 공개했다.
탈레반도 러시아 정부의 이번 공식 승인을 중요한 진전으로 환영했으며 “아프가니스탄과 러시아의 관계를 더욱 확대하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탈레반 임시정부 측은 “러시아의 용기 있는 조치는 다른 나라의 모범이 될 것이다. 우리는 균형 잡힌 정책으로 세계 각국과 좋은 관계 구축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탈레반은 중국, 아랍에미리트(UAE)와도 대사를 교환하고 카타르에 정치 사무소를 두고 있지만, 이들 국가는 탈레반을 아프가니스탄의 정식 정부로는 인정하지 않고 있다.
러시아는 2003년 탈레반을 테러조직으로 지정하고 러시아 내 활동을 금지해왔으며 2021년 복권된 이후 관계 정상화 움직임을 보였고 올해 4월에는 테러조직 지정을 해제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