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성희 국립현대미술관장은 4일 '2025 막간: 경계에 머무는 시선' 행사와 관련해 "모두가 열망하는 중심이 아닌, 낯설고도 조용한 가장자리에서 세계를 바라보는 자리로 관객을 초대한다"라며 이같이 밝혔다.
이번 행사는 켈리 라이카트(미국), 알리체 로르바케르(이탈리아), 루크레시아 마르텔(아르헨티나) 감독의 영화들을 조명하기 위해 마련됐다. 이들은 사회의 주변부로 밀려난 약자들의 감정을 섬세하게 포착하는 예술영화 감독으로 유명하다.
특히 세 감독은 리듬, 소리, 공간의 긴장감을 통해 시적인 서사를 구축하는 방식으로 영화를 만들어왔다. 인물의 심리나 상황을 그들이 놓인 환경과 풍경을 통해 느끼도록 하는 연출이다.
이번에 상영하는 9편의 영화는 전통적인 문법이나 시각적 스펙터클을 통해서 제시할 수 없는 고요한 감각과 다층적인 해석의 시간을 제안한다.
먼저 켈리 라이카트 감독은 올해 초 한국에서 개봉한 '쇼잉 업'을 통해 사소한 일상의 이야기 속에서 불현듯 성장해가는 한 조각가의 삶을 그렸다. 이 밖에도 서부 개척시대를 배경으로 한 '퍼스트 카우', 사막에서 방향을 잃은 개척민들의 여정을 그린 '믹의 지름길' 등이 이번 행사를 통해 공개된다.
이탈리아 출신 알리체 로르바케르는 종교와 자연, 인간의 관계를 깊이 탐구하는 감독이다. 제71회 칸영화제 각본상을 받은 '행복한 라짜로'를 통해 명성을 얻었다. 인식과 해방의 문제를 환기한 '알레고리'를 포함해 에트루리아 시대의 유물을 불법 도굴하는 아르투의 여정을 통해 인간의 욕망을 시적으로 그려낸 '키메라'까지 이번 행사를 통해 공개된다.
루크레시아 마르텔은 남미 아르헨티나의 역사적 현실과 젠더, 계급, 권력의 복합적 관계를 감각적으로 풀어내는 감독이다. 이번 행사에서는 식민지 시대 남미 변방에서 자신의 존재에 대한 불안을 견디는 주인공을 그린 '자마'를 소개한다. 이 외에도 부르주아 가족이 해체되는 과정을 불편한 감각과 침묵으로 묘사한 데뷔작 '늪'과 팬데믹 기간 고향 살타에서 촬영한 음악 다큐멘터리 '북부 터미널'을 상영한다.
이번 행사와 관련한 모든 참가비는 무료다. 참가 신청은 미술관 누리집에서 이날 오후 6시부터 진행된다. 행사는 11일부터 9월 13일까지 현대미술관 서울관에서 진행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