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직야구장이 마침내 탈바꿈의 신호탄을 쏘아 올렸다.
행정안전부의 중앙투자심사를 통과하며 40년을 함께해온 부산 야구의 상징이 ‘스마트 구장’으로 재탄생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 하지만 3000억 원에 달하는 사업비 중 국비 확보와 임시구장 안전 문제 등, 아직 넘어야 할 산이 적지 않다.
부산시는 3일 “사직야구장 재건축 사업이 중앙투자심사를 최종 통과했다”며 “오는 2031년 개장을 목표로 본격적인 절차에 착수한다”고 밝혔다.
이번 결정은 지난 4월 1차 심사에서 국비 확보방안 미비로 반려된 뒤 두 번째 도전 끝에 이뤄낸 결과다.
시는 내년 설계공모를 시작으로 2028년 착공, 2030년 말까지 공사를 진행할 계획이다. 재건축이 완료되면 기존 연면적 3만6406㎡에서 약 6만1900㎡로 면적이 대폭 확대된다. 좌석 규모는 2만1000석 수준으로 유지되지만, 관람객 경험은 전면 혁신될 전망이다.
재건축될 사직야구장은 △실시간 데이터 분석 △증강현실 기반 포토존 △모바일 기반 안내 시스템 등 최첨단 정보통신기술(ICT)이 융합된 ‘스마트 볼파크’로 조성된다. 야구장 외부는 미디어파사드와 친환경 경관 조명 등을 활용한 ‘365일 즐기는 공간’으로 바뀔 예정이다.
하지만 기대감 뒤에는 만만치 않은 숙제들이 도사리고 있다.
무엇보다 예산이 문제다. 전체 사업비 2924억 원 가운데 시가 1808억 원, 롯데자이언츠가 817억 원을 부담한다. 나머지 299억 원은 국비 확보가 필요하지만, 현재까지 구체적 방안은 불투명하다.
부산시는 문화체육관광부의 공모사업 참여를 통해 국비 지원을 확보하겠다는 방침이다. 그러나 지방비 부담이 전체 사업의 60% 이상을 차지하는 만큼, 향후 공사비 증액 등 변수가 발생하면 재정부담이 급격히 늘어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재건축 공사 동안의 임시구장 문제도 간단치 않다. 시는 인근 아시아드주경기장을 리모델링해 프로야구 경기용으로 활용하겠다는 계획이지만, 관람객 안전 확보와 프로 규정 충족 여부는 여전히 검토 대상이다. 이 또한 예산과 직결된다는 점에서 사업 추진의 또 다른 리스크로 지목된다.
이에 따라 시는 사업 전담조직과 민관 자문단을 구성해 계획 수립과 실행력을 높인다는 전략이다. 한국야구위원회(KBO), 롯데자이언츠, 건축 및 스포츠 전문가들이 참여해 공공성과 실효성을 확보한다는 구상이다.
박형준 부산시장은 “새로운 사직야구장은 단순 체육시설을 넘어 지역경제를 견인할 미래 자산이 될 것”이라며 “시민들과 소통하며 스포츠 도시 부산의 명성을 재건하겠다”라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