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계 2·3세들의 ‘컨설팅 코스’ 부각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장남 최인근 씨(30)가 글로벌 컨설팅사 맥킨지앤드컴퍼니에 입사하면서 재계 오너가 자녀들이 컨설팅 회사를 ‘경영수업의 관문’으로 삼는 흐름이 재조명되고 있다.
2일 재계에 따르면 인근 씨는 3일 맥킨지 서울 오피스에 입사한다. 브라운대에서 물리학을 전공한 그는 2020년 SK E&S 전략기획팀 신입으로 입사해 북미 에너지사업 조직 ‘패스키(Passkey)’에서 근무했다. 최근 퇴사 후 글로벌 컨설팅사로 이직한 것은 그룹 경영에 앞서 전략과 시장 감각을 다지는 수순으로 해석된다.
오너가 출신 인사들의 컨설팅사 경력은 더 이상 낯설지 않다. 인근 씨의 친누나 최윤정 SK바이오팜 부사장도 2015년 베인앤드컴퍼니에서 컨설턴트로 근무한 뒤 그룹 경영에 합류했다.
이 외에도 베인앤컴퍼니 출신으로는 △조현상 HS효성 부회장(조석래 명예회장 삼남) △서민정 아모레퍼시픽 담당(서경배 회장 장녀) △정남이 아산나눔재단 이사(정몽준 이사장 장녀) 등이 있다.
또 HD현대 정기선 수석부회장(보스턴컨설팅그룹), BGF리테일 홍정국 부회장(보스턴컨설팅그룹), 미래에셋 박하민·박은민 자매(각각 맥킨지, 보스턴컨설팅그룹) 등 주요 그룹 2·3세들도 유사한 경로를 밟았다. 구자철 예스코홀딩스 회장 장남인 구본권 LS MnM 부사장과 이순형 세아제강 회장 장남 이주성 세아제강지주 사장은 엑센추어 컨설팅 출신이다.
오일선 CXO연구소장은 “글로벌 컨설팅사는 산업, 기술, 소비 트렌드를 압축 경험할 수 있는 곳”이라며 “오너가 자녀 입장에선 짧은 시간에 실무 감각과 네트워크를 쌓기에 효과적”이라고 평가했다.
컨설팅사 출신 오너가 인사들은 전략기획, 신사업 개발, 브랜드 구축 등에서 비교적 빠른 성과를 내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조직문화와의 융합이 숙제로 남는다.
오 소장은 “효율성과 논리를 중시하다 보면 한국적 기업문화와 충돌하거나 조직 내부 반발을 초래할 수 있다”며 “데이터 기반 사고에 치우치면 정서적 소통 능력이 부족해질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컨설팅식 사고에 경영현장의 감각과 공감대를 덧입혀야 최상의 성과를 낼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인근 씨는 맥캔지에서 근무 한 후, 향후 SK그룹 핵심 보직에 오를 가능성도 점쳐진다. 실제로 지난해 11월에는 최 회장, 최윤정 본부장과 함께 SK재단 행사에 동석해 재계의 주목을 받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