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변동 없어
기술주 홍콩에, 부동산 등 중국에 상장된 결과
미중 갈등도 본토주 약세 요인

홍콩증시가 강세장인 것은 중국 본토에서 기록적인 투자가 유입된 결과다. 특히 ‘중국판 챗GPT’인 딥시크 열풍에 알리바바와 텐센트 등 중국 본토에 상장되지 않은 기술기업에 투자가 몰리면서 주가를 떠받치고 있다. 올해 들어 홍콩증시에서 알리바바와 텐센트 주가는 각각 30%, 20% 넘게 오른 상태다.
반면 중공업, 부동산, 에너지 등 전통 산업에 더 많은 기업이 포진한 중국 본토 증시는 부진하다. 디플레이션 압박과 내수부진, 주택 가격 하락으로 인해 본토 주식에 대한 투자 심리가 약해진 탓이다. 중국 본토증시를 대표하는 300개 종목으로 구성된 CSI300지수는 올해 상승폭이 0.1%에 그치고 있다.
픽텟자사운용의 둥천 수석 투자전략가는 “A주(본토 주식)는 중국 경제 전반을 더 잘 반영한다”며 “경제 전반을 살펴보면 바닥을 치면서도 회복세는 보이지 않는다”고 분석했다. 이어 “근본적으로 더 강력한 경기 부양책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지난해 9월만 해도 중국 정부가 주식시장에 대한 지원책을 발표하자 본토 주식은 급등했다. 투자자들은 올해도 당국이 추가 부양책을 꺼낼 것으로 기대했지만, 현재로선 별다른 조치가 없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A)의 위니 우 수석 투자전략가는 “부동산과 소비에 대한 부양책 지원은 여전히 제한적이고 범위가 좁다”고 지적했다.
그 결과 중국 개인투자자들의 투자심리를 나타내는 지표로 활용되는 A주 마진 거래는 4월 이후 보합권에 머물고 있다. 상하이와 선전거래소 일일 거래액은 딥시크가 출시된 2월 급등했다가 하락세다. 중국증시는 2억 명에 달하는 개인투자자들이 거래 대부분을 차지하는 만큼 이들의 투심이 회복되는 것이 관건이다.
최근에는 관세와 무역을 놓고 미국과 중국이 갈등을 벌이면서 본토 주식이 더 힘을 받지 못하고 있다. 나인티원의 줄리아나 한스베덴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와의 무역 협상 불확실성으로 중국 정부가 더 강력한 경기 부양책 발표를 보류하고 있을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에선 저점 매수의 기회로 보기도 한다. 프랭클린템플턴인베스트먼트의 조지 몰리나 애널리스트는 “중국과 홍콩은 코로나19 이전 수준을 회복하지 못한 유일한 시장”이라며 “밸류에이션 관점에서 보면 저렴하다. 이를 무시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