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노력은 배신하지 않는다’를 몸소 증명해낸 임진희가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에서 한국 선수 통산 50번째 챔피언에 이름을 올렸다. 그 뒤엔 ‘키다리 아저씨’로 나선 신한금융그룹의 든든한 지원이 있었다.
30일 신한금융그룹에 따르면 임진희는 미국 미시간주 미들랜드에서 열린 LPGA 투어 다우 챔피언십에서 이소미 선수와 함께 최종 합계 20언더파 260타를 기록하며 우승했다. 한국 선수로는 처음으로 LPGA 투어 유일의 2인 1조 경기에서 정상에 올랐다.
임진희와 이소미는 렉시 톰프슨-메건 캉(미국) 조와 연장전 끝에 승리를 합작하며 각각 한국 국적 선수 통산 50번째, 51번째 챔피언 타이틀을 동시에 따냈다. 이번 우승으로 한국인 선수들의 LPGA 투어 통산 우승 기록은 217승으로 늘어났다.
제주도에서 나고 자란 임진희는 KLPGA 투어에서만 6승을 올린 실력자다. 2024년 처음 미국 무대에 진출해 신인왕 2위에 오르며 더 큰 도약을 준비했지만 예상치 못한 시련이 찾아왔다. 기존 스폰서의 경영 악화로 갑작스럽게 후원이 중단된 것이다. 큰 무대에서 홀로 남은 그는 휴대전화도 없이 훈련에만 집중하며 재기의 기회를 노렸다.
이런 임진희의 진정성과 도전정신에 신한금융이 손을 내밀었다. 그동안 남자선수만 후원하던 방침을 깨고 지난 4월 여자 골프선수 첫 공식 후원으로 임진희와 인연을 맺었다. 어려운 시기에 ‘키다리 아저씨’가 돼준 셈이다.
임진희는 “올해 꼭 1승을 하겠다며 진옥동 신한금융 회장과 하이파이브를 나눴던 약속을 지킬 수 있어 기쁘다”며 “스마트폰도 없이 훈련에만 몰두해온 노력이 이렇게 결실을 맺어 더욱 뜻깊다”고 소감을 전했다.
신한금융 관계자는 “자기 관리와 끈기, 도전 정신으로 성장해온 임진희 선수의 진정성에 주목했다”며 “이번 첫 우승은 신한금융의 상생 철학과 이를 실천하는 선수가 만나 이룬 값진 결실”이라고 말했다.
한편, 1988년 고(故) 구옥희 전 한국여자프로골프협회장이 한국인 최초로 LPGA 우승을 차지한 이후 박세리·박인비·고진영 등 한국 선수들은 꾸준히 세계 무대에서 이름을 빛내왔다. 2021년 고진영이 BMW 레이디스 챔피언십에서 우승하며 한국 선수 통산 200승 금자탑을 세운 데 이어 이번 우승으로 또 한 번 새 기록이 쓰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