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론] 중국 전기차, 위기 지적보다 혁신 주목을

입력 2025-06-29 19: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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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의현 영남대학교 경제금융학부 교수

중국 전기차 산업에서 과잉생산으로 재고가 쌓여가고, 이로 인해 경쟁적으로 가격을 인하하는 현상이 벌어진다. 간판 기업인 BYD가 협력업체에 제때 대금을 주지 못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와 함께 새로운 배터리 기술과 충전 시스템이 개발되고, 다양한 전자 장비를 탑재한 신형 전기차가 출시되는 것도 사실이다.

개혁·개방 이후 중국경제에 대한 외부의 시각은 곧 망한다는 견해와 그들만의 방식으로 꾸준히 발전한다는 전망이 공존하였다. 전기차에 대한 평가도 이와 비슷해 보인다.

과잉생산 시달리지만 산업규모 위협적

먼저 중국 전기차의 과잉생산 문제를 살펴보자. 중국의 전기차 생산능력은 연간 1000만 대가 넘는다. 이 중 절반씩을 내수와 수출로 소화해야 하는데, 수출은 현실적으로 100만 대 팔기도 어렵고, 내수경기도 썩 좋은 편이 아니다. 그래서 실제 가동률은 50% 수준에 그친다.

중국 전기차가 생산량을 늘리게 된 원인은 정부 보조금이다. 중앙정부, 지방정부 할 것 없이 전기차를 생산하면 지원금을 준다. 게다가 최근에는 경기부양을 위해 억지로라도 공장을 돌려야 할 처지다. 자동차 산업은 전후방 연계 효과가 큰데, 공장을 멈추면 해당 지역 경제가 심각한 타격을 받는다. 가뜩이나 중국은 청년 실업이 매우 심각하다.

그렇다고 중국 전기차 업체가 부동산 기업인 헝다처럼 파산할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 중국 부동산 거품 붕괴는 지방정부의 재정 수입과 관련해서 생각해야 하고, 도시 외곽의 유령 아파트 단지와 야적장에 쌓인 자동차를 동일시하기도 어렵다. 이보다는 가전, 철강 등 그동안 고질적인 과잉생산, 덤핑수출 문제가 지적되었던 일부 제조업과 비교하는 게 적당하다.

이들 산업에서는 개별 기업의 흥망은 있었으되 산업 자체가 붕괴하지는 않았고, 여전히 세계시장에서 경쟁력 있는 제품을 출시한다. TV 산업을 보면, 과거 컬러TV 시대에는 하이얼, 창훙 같은 기업이 흥했고, 현재 미니 LED TV시장에서는 하이센스, TCL이 시장을 주도하면서 그 위 단계인 OLED 시장을 호시탐탐 노린다.

1990년대 초반 현대자동차가 만든 추억의 광고가 있다. 독일 아우토반에서 현대 엘란트라가 굉음을 내며 빠른 속도로 달리고, 그 옆의 포르쉐가 엄지척을 한다.

그 시절엔 파워트레인 성능이 차의 가치를 좌우하였다. 요즘은 전자 기능을 통한 스마트 모빌리티가 자동차 선택의 대세다. 전기차에는 1000개 이상의 레거시 반도체가 들어가는데, 첨단 기능이 추가될수록 반도체 개수도 늘어난다.

중국은 반도체 분야에서도 과잉생산을 걱정할 정도로 생산량이 충분하다. 그들은 소비자 관심을 끌기 위해 전기차에 아낌없이 반도체를 집어넣으려 한다.

中 출혈경쟁 때 한국, 기술혁신 재촉해야

한바탕의 가격경쟁이 끝난 다음엔 니오, 샤오펑 등 신생 전기차 업체가 생존할지 BYD 같은 기존의 강자가 반 토막이 날지는 예측하기 어렵다. 그러나 중국 업체가 추구하는 방향이 전기차의 최신 트렌드와 일치하는 부분을 주목해야 한다. 배터리 산업에서는 기존의 강자인 CATL, BYD 이외 EVE, GOTION 등 새로운 기업이 영역을 넓힌다. 자율주행과 각종 커넥티드 기능을 탑재한 창의적인 제품도 출시된다.

한 달 전 개최된 상하이 모터쇼에 등장한 중국 전기차가 기능적인 측면에서 이전보다 뚜렷하게 향상되었다는 분석이 있다(산업연구원 5월 30일자 보고서).

중국 전기차가 스스로 무너질 리는 없다. 다만, 그들이 출혈경쟁을 펼 때 우리에게 미래를 준비할 약간의 시간이 주어질 것이다.

중국 제조업은 기존의 혁신을 결합하여 신제품을 만드는 데에는 강점이 있지만, 전에 없던 새로운 기술을 개발하고 그것으로 신제품을 만드는 것은 약하다. 좀 더 강해진 중국 전기차를 상대하기 전에 우리 기업과 글로벌 기업의 연합전선이 완성되길 희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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