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50대 재취업 위해선 유연근무 및 시간제 일자리 확대해야”

남성은 생계, 여성은 돌봄…퇴직·구직 사유 ‘성별 차’
중장년 여성의 시간제 일자리 정책 수요 남성보다 높아
“중장년 고용 기반 흔들리지 않도록 맞춤형 지원 필요”

(출처=한국경제인협회)

40·50대 중장년 구직자들이 재취업 시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조건은 남성은 임금 수준, 여성은 근무시간으로 나타났다. 이들의 재취업을 위해선 중장년 특화 유연근무제와 시간제 일자리가 확대돼야 한다는 필요성도 제기됐다.

30일 한국경제인협회는 여론조사 전문기관인 모노리서치에 의뢰해 40·50대 중장년 구직자를 대상으로 실시한 재취업 인식 설문조사(500명 응답)를 발표했다.

조사에 따르면 40·50대 남성이 주된 직장을 그만둔 이유로는 △정리해고·권고사직(22.5%)이 가장 많았고, 이어 △더 나은 근무조건을 찾아 이직(16.4%) △건강 문제(15.8%) △새로운 직무나 직업으로 전직(14.2%)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여성은 △육아·돌봄·가사 등(43.2%)이 가장 큰 이유였으며, △사업체의 휴업·폐업(11.2%) △건강 문제(10.4%) △정리해고·권고사직(8.1%) 등의 응답이 뒤를 이었다.

구직활동을 하지 않은 이유도 성별에 따라 차이를 보였다. 남성은 △휴식(24.4%)을 우선 꼽았고, 여성은 △육아·돌봄·가사의 응답률이 38.7%에 달했다.

지난 1년간 구직활동 여부로 구분하면, 구직활동을 하지 않은 40·50대 남성의 경우 △일정 기간 휴식을 위해서(24.4%), △지속된 구직 실패로 인한 좌절(23.2%), △정보 부족으로 인한 어려움(18.1%) 등을 이유로 들었다.

반면 여성은 △육아·돌봄·가사 부담(38.7%) 외 △일정 기간 휴식(19.6%) △조건에 맞는 일자리 부재(17.5%) 등을 꼽아 가족 내 돌봄 역할이 여성의 경제활동 단절에 결정적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40·50대 구직자가 재취업 시 중요하게 여기는 근무조건으로 남성은 임금 수준(33.7%), 여성은 근무 시간(49.6%)의 응답률이 높았다. 한경협은 “여성의 경우 가족돌봄과 가사 역할을 병행하는 상황에서 근무시간의 유연성을 중요시하기 때문”이라고 해석했다.

이들이 재취업 시 희망하는 최소 세전 연봉은 평균 4149만 원으로, 주된 직장에서 받던 연봉 대비 약 75%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재취업 시 희망 근무 연령은 평균 65.6세까지로 조사됐다.

40·50대 구직자에게 가장 부담되는 지출 항목은 △가구 생활비(35.7%) 외에도 △자녀의 사교육비 및 학자금(17.7%) △병원비 등 건강 관련 지출(16.9%) △대출 상환(15.8%) △부모나 배우자의 부모를 위한 생활비 및 의료비 지원(9.5%) 순으로 나타났다. 노후 준비 수준은 응답자의 76.3%가 ‘부족하다’고 응답했다.

중장년 구직자의 재취업 지원을 위한 정책과제로는 ‘중장년 친화 유연 근무제 및 시간제 일자리 확대(22.2%)’가 가장 많은 응답을 차지했다. 이어 △중장년 특화 직무 교육 및 경력 전환 지원 강화(22.0%) △중장년 대상 공공 일자리 확충(17.9%) △채용 수요 확대를 위해 고용주에게 중장년 고용 인센티브 제공(15.7%) 등이 꼽혔다.

특히 ‘중장년 친화 유연근무제 및 시간제 일자리 확대’가 필요하다고 응답한 여성 비율(24.5%)이 남성(19.8%)보다 높았다.

이상호 한경협 경제산업본부장은 “경기침체 장기화로 중장년층의 고용 기반이 흔들리고 있다”며 “경제의 허리 역할을 담당하는 40·50세대가 고용 정책에서 소외되지 않도록 맞춤형 고용지원 정책이 필요하며, 특히 중장년 여성의 일·가정 양립을 위한 근로시간 유연화 노력도 요구된다”고 강조했다.